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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0 23:06 수정 : 2006.04.11 10:42

“이라크 시아파 이란에 충성” 말실수 곤욕

호스니 무바라크(77) 이집트 대통령이 설화에 휘말렸다.

이집트를 25년째 통치하면서 중동평화의 중재자를 자처해 온 무바라크 대통령은 절제된 외교적 언사를 잘 구사한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그는 8일 방송된 <알-아라비야 TV>와의 회견에서 이라크 문제를 언급하면서 치명적인 말 실수를 하고 말았다.

무바라크는 회견에서 “(중동 역내의) 모든 국가들에 시아파 인구가 상당하다”면서 “시아파 대부분은 자신들이 속한 나라가 아닌 이란에 충성스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라크가 종파간 분쟁으로 내전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을 우려하면서 한 이 말은 이라크의 시아파 정치세력이 같은 시아파가 지배하는 이란의 입김에 따라 움직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적지 않았다. 실제로 이라크 내 최대 시아파 정치블록 지도자인 이브라힘 알-자파리 과도정부 총리는 9일 무바라크의 문제 발언을 즉각 규탄하고 나섰다. 자파리 총리는 바그다드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무바라크 대통령의 말은 다양한 종파와 민족적 배경을 가진 이라크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이라크 정부를 언짢게 했다”고 비판했다.

또 쿠르드족인 잘랄 탈라바니 과도정부 대통령은 “시아파 형제들에 대한 그런 비난 발언은 근거가 없는 것”이라며 이집트 정부에 경위를 알아보도록 외무장관에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당사국인 이란의 하미드 레자 아세피 외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이라크에 많은 영향력을 갖고 있지만 이를 활용해 내정에 간섭한 적이 없다”며 이라크에 대한 이란의 영향력은 오로지 영적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란은 이집트의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이 19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자 보복조처로 외교관계를 끊은 뒤 테헤란의 한 거리에 사다트 암살자의 이름을 붙여 이집트의 반발을 사는 등 아직까지 외교관계를 복원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은 이전에는 절제된 언어를 구사하는 인물이었다”며 “나이 때문에 총기가 흐려져 이번 실수가 빚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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