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4.16 13:33
수정 : 2006.04.16 13:33
미 퇴역장성, 책 ‘코브라2’ 통해 라이스 정면 반박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에 대한 퇴역 장성들의 퇴역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퇴역한 버너드 트레이너 해병대 소장이 부시 행정부및 군 수뇌부가 이라크에서 저지른 전략적 실책을 조목 조목 지적한 '코브라 2:이라크 침공및 점령의 속 이야기'가 출판돼 크게 주목받고 있다.
트레이너 소장과 뉴욕 타임스 마이클 고든 기자가 쓴 이 책은 이라크전과 관련한 저술들중 그 진상을 가장 정확히 짚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출간된 지 한달도 안돼 뉴욕 타임스 논픽션 베스트 셀러 부문 4위, 아마존 8위에 올랐다.
이 책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지난달 말 영국 방문시 "사담 후세인 정권을 전복시키려는 전략은 훌륭했지만, 수천건의 전술적 실수가 있었다"고 언급한 것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두 저자는 부시 행정부의 전략적 착오는 대량살상무기 오정보,침공한 미군을 이라크 국민이 환호할 것이라는 그릇된 판단, 침공후 반항강도 예측실패 등 익히 알려진 것들 보다 많다고 지적한다.
즉, 이라크 점령 후 테러를 방지하려면 침공전 대량 살상 무기 저장소로 추정되는 이라크내 950 곳을 장악하기 위한 충분한 전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군의 요구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깔아뭉게고 아주 적은 전력만을 이용해 침공을 감행한 사실을 적시했다.
결국 이러한 실책 때문에 미군의 진정한 적은 이라크 정규군이 아닌 게릴라 전술을 쓰는 주로 외국인들로 구성된 비정규군으로 바뀌게 됐으며, 이에 고위 야전 사령관들이 경악했다는 것.
특히 바그다드 점령후 치안을 맡을 이라크 군경이 해체돼 있는 와중에 미군 병력을 감축하는 우를 범하기도 했다.
두 저자는 특히 일부 군 지휘관들이 "전쟁의 본질도 이해하지 못한 채 '전략적 노출', '기능적 구성' 등과 같은 모호한 지침을 내렸다"고 혹평했다.
또 리처드 마이어스 전 합참의장의 경우 '독자적인 의견'도 표현하지 못한채 '반사 행동'만 하는 인물로 평가됐으며, 충분한 미군 투입을 주장했던 에린 신세키 육군 참모총장은 럼즈펠드 장관이나 당시 폴 울포위츠 부장관이 무시해버리자 이를 관철시키지 못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서평에서 "이 책은 부적절한 전략이 초래하는 결과에 교훈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