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보도
중국이 빠르게 성장하는 자국 경제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특히 사하라사막 남쪽 지역에 적극 진출하면서 이 지역 경제 발전을 이끌고 있지만 여러가지 부작용 역시 야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2000년 106억달러였던 아프리카와 중국 사이의 교역량은 작년에 400억달러로 급증했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사하라 남부 지역의 경제성장률은 5.8%로 2배 가까이 늘어났으며 지난 1974년의 사상 최고치 3%를 훌쩍 뛰어넘었다. 경제 전문가들은 석유를 비롯한 중국의 아프리카산 천연자원 수입과 그 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지역 내 설비투자가 아프리카 경제 성장의 한 축을 이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익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서방 기업들과 달리 대부분 국영인 중국 기업들이 단기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정부 차원의 장기적 계획에 따라 아프리카 곳곳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아프리카에 도움을 주는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에서 이뤄지고 있는 중국의 활동이 활발한 만큼 그에 따른 부작용도 점점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부작용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결과적으로 중국의 경제활동에 따른 이익을 나눠 갖지 못한다는 점.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레소토에서는 값싼 중국산 섬유제품 때문에 현지 섬유노동자 수만명이 실직자로 전락했다.지난 2000년 사하라 남부 12개국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 경제상황에 만족한다는 응답자가 31%였지만 지난달 조사에서는 이 비율이 27%로 떨어져 같은 기간의 경제 성장과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인권운동단체들은 중국이 투자 대상 국가의 부패나 민주주의 진전 정도와 무관하게 투자를 집행함으로써 독재, 부패 정부에 자금을 제공하고 결과적으로 해당 국가의 시민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중국 주재 나이지리아 대사를 역임한 빅터 치분두 나이지리아-중국 친선협회 회장은 중국이 자국산 물건을 팔고 자원을 가져가지만 현지 생산을 거의 하지 않는 등 과거에 아프리카를 식민지로 삼았던 나라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을 보이려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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