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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20 16:28 수정 : 2006.06.20 16:28

바그다드 주민의 삶의 질과 인권은 미국이 대외에 밝히는 것처럼 점점 나아지고 있을까.

영국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은 20일 잘메이 칼릴자드 이라크 주재 미국 대사가 이달 6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 앞으로 보낸 전보를 인용해 바그다드에 사는 이라크 주민의 비참한 실상과 현지의 반미감정을 보도했다.

이는 부시 미 대통령이나 블레어 영국 총리 등 이라크를 방문한 인사들이 말했던 발전상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워싱턴타임스가 입수한 `바그다드 사무실의 단상'이라는 제목의 이 비밀 전보는 바그다드의 미국 대사관에서 일하는 이라크인 직원들의 보고를 분야별로 정리한 내용을 담았다.

이 전보에 따르면 이라크인 직원은 이슬람 교도와 민병대 그룹으로부터 일상생활에서 부정적인 간섭과 위협을 받고 있다.

서구식 옷 입기를 즐기던 한 여성직원은 5월 중순께 바그다드에서 모르는 여자에게서 베일을 쓰고 차도 운전하지 말라는 충고를 들었고 다른 여성직원은 휴대전화를 쓰지 말도록 위협당하거나 출근하는데 택시가 승차를 거부하기도 했다.

남자나 어린이 역시 공공장소에서 반바지를 입고 다니지 못하고 청바지를 입은 사람이 공격을 당한 적도 있었다.

바그다드의 기온은 5월이면 섭씨 46도까지 올라가곤 하는데 이라크인 직원들은 5월까지 전기가 6시간에 1시간씩만 들어왔다고 말하고 있다.


6월 들어 3시간에 1시간씩 전기가 공급돼 사정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한달동안이나 전기없이 사는 주민도 있다는 것이다.

휘발유를 사려면 비번을 이용해 12시간을 줄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연료가 부족하고 암시장에서 공식가격의 4배의 돈을 주고 연료를 사야 한다.

한 직원의 처남은 납치됐다가 풀려났지만 가족이 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고 한 여성직원은 4월 생명의 간접적인 위협을 받아 가족과 해외로 이사가 버렸다.

미국과 영국은 안보상황이 좋아지면 철군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바그다드의 현실은 사실상 더 악화하고 있음을 이 전보의 내용으로 알 수 있다.

바그다드에서 반미감정이 이렇게 팽배하다 보니 미 대사관에서 일하는 이라크인 직원은 심지어 자신의 가족에게조차 대사관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을 밝히지 않고 있다.

미 대사관측은 또 점점 높아가는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 상황과 미국의 지지를 받는 누리 알-말리키 정부가 이라크인의 실제 삶에는 거의 영향력이 없다는 내용도 함께 이 전보를 통해 본국에 보고했다.

(서울=연합뉴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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