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21 00:38
수정 : 2006.06.21 00:38
피랍 미군병사 사체 수습…보복 군사작전 우려
미군이 이라크에서 저항공격을 이끌었던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를 제거했지만 저항의 강도는 오히려 더 세지고 있다.
저항세력은 그동안 도로매설폭탄이나 차량폭탄을 활용해 공격하던 방식에서 탈피해 미군 병사를 납치해 살해하는 과감한 전술까지 구사하고 있다.
◇미군 병사 피살..보복공격 우려 = 이라크 주둔 미군 대변인인 윌리엄 콜드웰 소장은 저항세력에 납치된 자국 병사 2명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체를 19일 밤 유시피야 지역에서 수습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와 관련, 이라크 국방부 관계자는 이들 사체가 지난 16일 밤 바그다드 남쪽의 유프라테스 강변 마을인 유시피야에서 알-카에다 연계조직에 납치됐던 두 미군 병사라고 확인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이들의 몸에 야만적으로 고문당한 흔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진행될 부검을 통해 이들 병사가 고문당한 뒤 살해됐거나, 살해된 후 사체가 훼손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상당한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미군은 2004년 4월 자국민 4명이 팔루자에서 피살된 뒤 사체가 훼손된 사건이 발생한 후 범인 색출을 명분으로 보복성 군사작전을 진행했다.
1개월 넘게 진행된 이 작전으로 약 1천명의 팔루자 주민이 희생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군은 지금까지 정확한 사망자 통계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저항공격 확산 = 이날 바그다드를 비롯한 이라크 곳곳에서 폭탄이 터지고 무장괴한들이 총기를 난사하는 사건이 속출해 수많은 인명이 희생됐다.
이라크 군과 미군이 저항세력 소탕을 위한 합동작전을 벌이고 있는 바그다드 동부 자밀라의 한 시장에서 차량폭탄이 터져 7명이 죽고 18명이 부상했고, 바그다드 중심가에서 도로매설폭탄이 폭발해 2명이 죽고 28명이 다쳤다.
또 바스라에서는 노인들과 장애인들을 겨냥한 자폭테러가 일어나 여성 1명이 사망하고 행인 5명이 부상했으며, 키르쿠크 인근의 하위자에서는 무장괴한이 총기를 난사해 일가족 3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밖에 바그다드 여러 곳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총에 맞아 숨진 사체 5구가 수습됐고, 중남부 도시인 알-아마라에선 교통경찰관 1명이 오토바이를 탄 괴한들이 쏜 총에 맞에 사망하는 등 전역에서 무정부 상태가 확산됐다.
◇미군 저항세력 소탕전 강화..민간인 피해 논란 = 미군은 이날 새벽 바쿠바 북쪽의 카두리 알리 알-샤힌 마을에서 저항세력 소탕 작전을 진행해 무력저항하는 11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지 주민과 목격자들은 미군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12세 어린이 1명을 포함해 13명이고, 이들은 미군에 아무런 위해를 가하지 않은 농부들이라고 미군 주장을 반박했다.
미군 측에선 이 작전에 참가한 공격용 헬기 1대가 전선에 걸려 불시착했으나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저항세력이 갖고 있던 폭발물과 AK-47 소총 10정을 수거했다고 말했다.
미군은 또 수니파 저항세력의 중심지인 서부 알-안바르주의 주도(州都)인 라마디에서 알-카에다에 연계된 저항세력을 뿌리 뽑기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에 돌입했다고 이날 확인했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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