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6.23 08:11
수정 : 2006.06.23 08:16
민간인 학살 파문 갈수록 확산
미군의 하디타 양민학살에 이어 미 해병대원들이 장애인을 사살하고 지난해 하루 평균 1명의 이라크 민간인들이 미군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오는 등 미군에 의한 이라크 민간인 살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뉴욕지역 신문인 데일리 뉴스는 22일(현지시간) 이라크 주둔 미 해병대원들이 이라크의 신체장애 민간인을 살해한뒤 그가 도로에 폭발물을 설치하려다 사살당한 것 처럼 꾸미려한 혐의로 기소됐다고 보도했다.
해병대원 7명 등 8명이 지난 4월 26일 바그다드 인근 함다니야 마을에서 52세의 장애인인 하심 이브라힘 어와드를 집에서 끌어내 얼굴 부위에 최소한 4번의 총격을 가해 사살했다는 것.
이들은 이어 어와드의 집에서 삽을 꺼내 그의 시신 옆에 무장세력이 보통 사용하는 AK-47 총과 함께 놓은뒤 그가 마치 도로에 폭탄을 설치하려다 사살당한 것 처럼 꾸미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이날 이라크 주둔 미군당국의 통계를 인용, 지난해 검문소나, 바리케이드, 거리 호송차량 주변 등에서 하루 평균 1명의 이라크 민간인들이 다국적군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내 미군들의 행동은 이라크 새 정부의 분노도 야기해 급기야는 누리 카말 알-말리키 총리가 이달초 이라크 민간인들에 대한 미군들의 `일상적인 폭력'을 비판한바 있다.
많은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데 당황한 미군은 이에 따라 내부 조사 절차를 거쳐 새로운 지침을 마련, 올들어 지금까지는 민간인 사망자수가 평균 1주일에 1명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것.
피터 치어렐리 중장은 올해초 민간인 운전자들이 검문소에 다가올 때 미군들을 명확히 볼 수 있도록 수신호나 플래시 라이트 및 레이저 등으로 다각적인 신호를 보낸뒤에 경고사격을 하도록 했다.
또 민간인들이 사망하거나 중상을 입은 사건은 모두 경위를 조사하고 미군이 이라크 문화를 존중토록 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들을 마련하는 한편, 민간인에게 수갑을 채울 경우 굴욕감이나 분노감을 자아내지 않도록 가족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하라는 지침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는 덧붙였다.
앞서 지난 5월9일 이라크 살라후딘주에서 미군에 억류돼 있던 중 숨진 3명의 이라크 민간인 피살 사건을 수사중인 다국적군 범죄수사 사령부는 이미 밝혀 낸 3명외에 1명을 더 추가해 모두 4명을 살인 및 살인 예비 음모 혐의로 기소키로 했다.
이래운 특파원
lrw@yna.co.kr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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