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7.23 01:34
수정 : 2006.07.23 01:34
부시 “헤즈볼라.시리아.이란에 맞서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각) 레바논 사태를 계기로 헤즈볼라와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시리아와 이란을 고립시키고 압박하기 위해 중동 온건 아랍국가들의 연합전선 구축을 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을 이 지역에 파견, "역내 지도자들과 위기 해결을 위한 최선의 방책을 논의토록 지시했다"며 "라이스 장관은 위기 해결을 위해선 먼저 도발한 테러단체(헤즈볼라)와 이를 지원하는 나라들에 맞서야 함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시 대통령은 시리아를 "헤즈볼라에 이란제 무기를 공급해온 주된 후원국"으로 규정하고, "이란 역시 핵무기 야망과 테러단체 지원을 통해 국제사회에 계속 도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 나라의 행위가 "전체 중동을 위협하고, 현 위기를 해결하고 항구 평화를 가져오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라이스 장관은 중동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중동 방문 목표가 즉각적인 휴전에 있지 않고 "안정과 항구적인 평화"를 이루는 방안을 찾는 데 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정치적 여건이 안되고" 갈등의 뿌리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즉각적인 휴전은 의미가 없고...헛된 약속"일 뿐이라며 국제사회의 즉각적인 휴전 요구에 반대하는 미국의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23일 출발하는 라이스 장관은 예루살렘과 서안에서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 및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을 만나고 이어 로마에서 열리는 레바논 사태 해결을 위한 아랍-유럽간 국제회의에 참석한다.
라이스 장관은 그러나 헤즈볼라나 시리아측과 대화는 거부했다.
한편 시사주간지 타임은 기자 블로그에서 부시 대통령이 이번 레바논 사태를 자신의 대외정책 상징인 '중동 변혁'을 위한 계기로 활용키로 했으며, 이를 위해 라이스 장관은 이번 중동 외교에서 온건 아랍국가들을 대상으로 헤즈볼라와 시리아, 이란에 반대하는 "아랍 동맹 우산"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은 부시 행정부 관계자들 말을 인용, 이렇게 전하고 부시 행정부가 즐겨 사용해온 '연합(coalition)'이라는 용어 대신 '우산(umbrella)'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라크에서 미국 주도 연합군의 고전을 연상시키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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