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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인들이 19일 이스라엘 북부마을 아비빔과 인접한 남부 레바논을 향해 행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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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1주일간 추가 공세 지지' 가운데 탈출행렬 가속화
이스라엘이 23일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조직인 헤즈볼라의 베이루트 거점 및 레바논 동부와 남부 민간인 거주지에 대한 공세를 확대해 가고 있다.
이스라엘은 치열한 교전끝에 국경지역의 헤즈볼라 거점인 마룬 알-라스 마을을 장악한 뒤 레바논 국경 지역에 추가로 병력을 투입할 움직임을 보여 본격적인 지상공격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미국의 지지를 얻어 레바논 공세를 1주일 연장하기로 했다는 소식마저 나오면서 레바논 현지인 및 외국인들의 피난 움직임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중재노력도 빨라지고 있다.
◇이스라엘군 공세 강화 = 이스라엘 군은 23일 오전에도 전투기들을 동원한 공세를 계속해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서는 적어도 7차례의 폭발음이 들렸다.
국경지역 피난민으로 북적이는 남부도시 시돈도 처음으로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아 헤즈볼라와 가까운 성직자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종교시설 건물이 파괴돼 4명이 다쳤다.
또 레바논 동부의 베카 계곡에서도 적어도 12차례의 공격으로 적어도 민간인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으며 공장 3개와 다리 여러 개가 파괴됐다.
이스라엘은 전날에도 헤즈볼라의 무기고, 사령부, 통신망, 레바논-시리아간 간선도로 등 레바논 남부의 주요 표적들에 폭격을 집중시키며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군은 국경에서 2km 떨어진 헤즈볼라 거점 마룬 알-라스 마을에서 교전을 벌여 헤즈볼라 무장요원들을 퇴각시키고 마을을 장악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양측 지역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이 마을을 점령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군 6명이 숨졌다.
이스라엘군 라디오 방송은 아미르 페레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이날 오전 레바논 남부지역에 병력을 추가 투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으나 군 대변인은 추가 투입 사실은 부인한 채 단지 국경 남부 특정지역에 대한 정밀조준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공격은 이스라엘이 지난 주 수 천명의 예비군에게 긴급소집령을 하달, 레바논에 대한 본격적인 지상공격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무르익고 있는 가운데 이뤄지고 있다.
◇"미국, 1주일 공격 연장 승인" = 미국은 이스라엘에 대해 헤즈볼라 공격 시한을 적어도 1주일간 연장하는 데 동의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의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스라엘 고위 관리들은 미국이 최소한 다음 주 일요일까지 헤즈볼라에 대한 공세 지속에 동의한 것으로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앞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남부 국경지역 공세를 확인한 뒤 "이스라엘이 자위권을 갖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는 동시에 민간인에 대한 위협은 자제하도록 촉구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한편 12일간에 걸친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공격으로 헤즈볼라는 민간인이 대부분인 357명의 레바논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으며 이스라엘인 35명도 헤즈볼라의 로켓 공격 등으로 숨졌다.
◇탈출 행렬 = 수많은 레바논인들이 이스라엘의 추가 공습을 우려해 북부로 피신하고 있는 가운데 외국 여권을 가진 레바논 젊은이들은 속속 모국을 벗어나고 있지만 중장년층은 더 두고 보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프랑스와 레바논 여권을 소지한 칼릴 무바라크(58)는 "우리는 15년동안 내전속에서 살았으며 그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뿌리가 이 곳인 만큼 지금 나라를 배반하고 떠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의 탈출 행렬도 이어져 현재 약 3만3천명의 외국인이 레바논을 떠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레바논에서 가장 큰 외국인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캐나다인들은 5만명중 약 3만명이 탈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인 거주자 2만5천명중 전날까지 7천500명이 10대의 미군함정 등을 이용해 피난길에 올랐다.
유엔 긴급구호 관리들은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양측에 대해 피난민 지원을 위해 안전한 통로를 보장해 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이스라엘 군은 레바논 남부의 14개 마을에 22일 오후 4시(현지시각)까지 주민들이 가능한 빨리 마을을 떠나도록 촉구하는 소개 통첩을 보냈다.
◇ 중재노력 활기 = 국제사회에서는 사태를 진정시키기 위한 외교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중동 방문길에 오른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은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 이집트 지도자들과 면담하면서 "레바논 사태 진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말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슈타인마이어 장관이 납치된 이스라엘 병사 2명의 석방문제에서 독일의 역할을 타진하기 위해 레바논, 시리아 정부와 유엔으로 특사들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필립 두스트-블라지 프랑스 외무장관은 요르단 방문 후 기자회견에서 "휴전이 합의되고 수감자 교환, 국경지대 레바논군 배치 등을 위한 정치환경이 조성되도록 우리가 신속히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레바논 문제 해결 방안 모색차 중동 방문길에 오를 예정이다.
(베이루트 AP.dap.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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