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7.27 19:28 수정 : 2006.07.27 19:28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자국 병사 2명이 헤즈볼라에 납치된 것을 빌미 삼아 시작한 레바논 침공과 이에 맞서는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을 끝내기 위한 해법을 찾는 일이 겉돌고 있다.

분쟁당사국인 이스라엘과 레바논을 비롯해 미국, 유럽연합(EU) 주요 국가 및 이집트, 요르단 등 15개국 외무장관들은 26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해법을 모색했지만 인도적 재앙을 줄이기 위한 즉각적인 휴전에 합의하지 못했다.

이번 회의에서 도출된 유일한 성과는 헤즈볼라의 대 이스라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레바논 남부 지역에 다국적 보안군을 배치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합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입장을 주로 반영한데다 보안군의 주축이 될 것으로 거론되는 유럽 국가들이 전제 조건으로 휴전과 헤즈볼라의 동의를 내세워 현실화되기 까지는 넘어야할 벽이 많은 상황이다.

따라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즉각적인 휴전은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휴전 발목 잡는 미국과 이스라엘 = 당장의 휴전에 반대하는 쪽은 현재 이스라엘과 미국 뿐이다.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로마회의에서 즉각적이고도 포괄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이스라엘과 싸우는 레바논 내 당사자인 헤즈볼라는 다국적군 배치방안과 관련해 구체적 논평을 하지 않은 채 "선(先) 휴전 후 협상" 입장을 밝혀 휴전에 사실상 동의했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은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최고 지도자는 헤즈볼라 대표로 레바논 의회 의장을 맡고 있는 나비 베리에게 모든 협상권을 위임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미국이 동의하면 휴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지속가능한 휴전"을 주장하며 즉각적은 휴전을 거부하고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고, 미국은 이를 지지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휴전이란 = 이스라엘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24일 베이루트 방문 중 베리 의장을 만나 지속가능한 휴전의 전제조건으로 헤즈볼라가 납치한 병사 2명의 조건없는 석방과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헤즈볼라의 철수를 요구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이 유엔의 위임을 받은 다국적군 배치방안을 내놓은 것은 국제사회의 힘을 빌려 이를 실현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다국적군 배치를 통해 자신들을 몰아내려는 의도가 명백한 상황에서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일 리 만무한 상황이다.

헤즈볼라는 오히려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 야욕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재확인된 만큼 힘의 균형만이 지속가능한 휴전을 가능케 할 것이라며 자신들의 무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지속가능한 휴전의 조건을 놓고 좁히기 힘든 견해 차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헤즈볼라는 휴전을 지속시키기 위한 협상 의제로 이스라엘과 미국이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 내 레바논인 수감자 석방과 이스라엘 점령지인 쉬바 팜스와 크파르 쇼바힐즈 반환문제를 다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레바논에서 흘러드는 수 자원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이들 점령지를 내주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해 이스라엘과 미국이 내세우는 휴전 조건은 실질적으로는 지속가능한 휴전안이 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향후 전망 =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조건을 둘러싸고 공감대를 찾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에 따라 양측의 보복공방전은 앞으로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민간인 희생을 대거 수반하는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여론이 유엔 평화감시군 공격 사건을 계기로 급속히 악화하고 있어 이스라엘이 무한정 레바논 공세를 계속할 수는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이번 전쟁의 최대 피해자가 미국이 될 것이라는 아랍권 언론의 분석이 나올 만큼 이스라엘을 일방적으로 지지해 온 미국은 중동권에서 반미 감정을 고조시키는 이번 사태를 무한정 방치할 수도 없는 처지이다.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무력화와 레바논 경제 고사 등 당초 의도했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판단하는 순간 휴전에 전격 동의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현지의 한 소식통은 언론을 통해 전쟁의 참상이 실시간으로 전세계에 전파되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수록 이스라엘과 미국은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고 본다며 두 나라는 휴전 시점을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베이루트=연합뉴스)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