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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7.31 07:10 수정 : 2006.07.31 07:10

WP,이라크 강간학살범 그린의 범행전 인터뷰 게재

미군 성조지의 이라크 종군 기자였던 앤드루 틸먼은 30일 이라크 소녀가족 강간 학살범 스티브 그린(21)과 그의 범행 한달전인 지난 2월 대화를 나눈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틸먼 기자는 30일자 워싱턴 포스트 일요판에 기고한 '스티븐 그린과의 만남'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자신이 최전선에서 이라크 저항세력과 싸우는 미군을 취재하기 위해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20마일 떨어진 마흐무디야를 찾게 됐으며 이 곳에서 101 공수사단 502 보병연대 소속 이등병이던 그린을 만났다고 밝혔다.

마흐무디야는 지난 3년간 수니파 저항세력과의 가장 격렬한 교전이 이어져 온 곳으로 '죽음의 삼각지대'라고 불렸으며, 따라서 미군들이 가장 흔히 '전투 스트레스'(combat stress)를 겪기 쉬운 곳이라는 것. 이 곳에는 약 1천여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으며 그간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평균 1주일에 1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해왔다는 것.

그린 이등병은 당시 틸먼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누군가를 죽인다는 것은 삶을 바꾸는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이곳에 오게 됐으며, 그래서 나는 사람들을 죽였고, 이제는 '무슨 일을 하던 어때' 라고 생각하게 됐다. 여기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개미를 짓밟는 것과 같고, 마치 '자 피자 먹으러 가자'고 하는 것과 같다."

"이 전쟁은 우리 아버지나 할아버지들이 싸웠던 것과는 다르다. 그 전쟁들은 그 무엇인가를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전쟁은 그 아무 것도 없다. 우리는 정치인들, 또한 우리를 조금도 생각하지 않고 이 곳 전선이 어떤지 아무것도 모르는 그런 사람들의 앞잡이에 불과할 뿐이다."


그린은 미군과 함께 있던 이라크 군인들에게 아랍어로 인사말을 건네는 등 잘 지냈다고 한다.

그린은 이라크인들을 "멋진 친구들"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러나 이들이 모조리 죽어 버려도 별로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틸먼 기자는 그린이 마약과 술 문제가 있었고 가정도 불우했으며 경범 전과가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처음 그를 봤을 때는 그런 배경을 전혀 몰랐고, 전쟁과 이라크인 등에 대해 막말을 하던 그가 당시에는 아주 드물게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것으로 생각했었다는 것.

그러나 그후 3개월뒤 그린이 세상을 경악케 한 강간 학살범으로 알려지면서 그린의 이러한 말들이 과연 무엇을 의미했었는 지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틸그먼 기자는 술회했다.

메릴랜드대 부설 군조직 연구센터장이자 사회학자인 데이비드 세걸 박사는 워싱턴 포스트와의 회견에서 "내가 지난 30년간 만난 어떤 군인도 그린 처럼 '사람을 죽이러 이라크에 왔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은 없었으며 이런 병사는 전장에 내보내기전 배제됐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또 이라크인들에 대해 '멋진 친구들이지만 죽어도 상관 없어'라는 식의 양면적인 감정 역시 그가 병적인 상태에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세걸 박사는 "내가 만일 그린의 상관이었다면 그를 빨리 부대에서 내보냈을 것"이라면서 "훌륭한 리더라면 자기 부대원들이 '나는 사람들을 죽이고 싶다'는 식의 심적 상태를 갖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노황 특파원 nhpark@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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