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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1 23:14 수정 : 2006.08.01 23:14

레바논 남부 마을 카나에서 무고한 민간인을 대거 희생시킨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헤즈볼라가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큰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카나에서는 30일 이스라엘 군의 대규모 공습으로 어린이 30명을 포함해 약 60명이 희생됐다. 현지 언론은 희생자 중에는 정신ㆍ신체 장애 때문에 피난 가기가 어려웠던 어린이들과 부모가 상당수 포함돼 있었다고 전했다.

레바논 내 웹사이트인 리바노스코피 닷컴(http://www.libanoscopie.com)은 카나 참사가 발생한 당일 올린 글을 통해 믿을만한 소식통으로부터 입수한 정보라며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유도하기 위해 카나 마을의 한 건물 옥상에 로켓 발사대를 설치한 뒤 건물 안에 장애 어린이들을 데려다 놓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이트는 이어 헤즈볼라는 푸아드 시니오라 총리가 지난달 27일 이탈리아 로마 회의에서 내놓은 7개 항의 평화안을 저지할 목적으로 이스라엘 군의 카나 마을 공격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시니오라 총리의 평화안은 헤즈볼라의 무장해제와 레바논 남부지역 내 국제평화유지군 배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또 헤즈볼라는 카나가 지난 96년 4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민간인 100여 명이 희생된 장소임을 고려하는 등 치밀한 계획을 세워 이곳에서 민간인을 대거 희생시키는 이스라엘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랍권 언론은 레바논을 포함한 아랍권 전역의 공분을 일으킨 이번 참사를 "제2의 카나 학살"로 보도하고 있다.

리바노스코피는 지난해 2월 라피크 알-하리리 총리가 암살당한 뒤 시리아의 레바논 내정 개입에 반대하는 운동을 펼쳤던 기독교계 정치인과 언론인이 주축이 돼 결성한 `3.14 세력'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알려져 있다. 3.14는 이 단체가 시리아 철군을 촉구하는 거리시위를 본격 시작한 날을 의미한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현지의 한 소식통은 헤즈볼라는 기본적으로 적과 전투할 때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일정 거리를 둔다는 나름의 규정을 갖고 있지만 민병조직 특성 상 민간인들 속에서 싸울 수 밖에 없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카나 참사 직후 헤즈볼라가 민간인을 볼모로 삼아 이스라엘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진상을 가려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카나 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여론이 고조되자 외무부 웹사이트(http://www.mfa.gov.il)를 통해 헤즈볼라 요원들이 카나 마을에서 미사일을 쏘는 장면과 이 마을의 건물들 뒤편에서 로켓을 발사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이스라엘은 또 사건 직후 발표한 외무부 성명을 통해 진상조사를 약속하면서 헤즈볼라가 민간인들을 `인간 방패'로 활용해 이번 참사가 빚어졌다며 참사의 책임을 헤즈볼라에 돌렸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베이루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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