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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8.01 23:15 수정 : 2006.08.01 23:15

이스라엘군의 공세를 피해 레바논을 탈출하고 있는 브라질인들이 현지의 참상 소식과 함께 헤즈볼라의 완강한 저항 의지를 전해 레바논 사태의 장기화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1일 브라질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레바논을 탈출한 브라질인들은 이스라엘군의 공세가 집중되고 있는 지역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헤즈볼라가 예상 이상의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레바논 남부 해안도시인 티레에 머물다 탈출한 상파울루 태생의 제이나 쿠라니라는 남성은 "이스라엘군의 공격 목표의 하나인 티레 시에는 현재 폭격으로 모든 것이 파괴돼 남은 건물이 거의 없다"면서 "수 ㎞에 이르는 거리에 행인이나 문을 연 상점이 단 한 개도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티레 시는 고고학 유적이 많이 남아있는 도시로, 최근 헤즈볼라 세력의 근거지로 알려지면서 이스라엘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아왔다.

제이나는 그러나 "레바논인들이 지난 2주간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으면서 대부분 공포에 빠져있으나 저항 의지는 오히려 강화되고 있는 것 같았다"면서 "헤즈볼라 뿐 아니라 일반 레바논인들도 '어차피 한번 죽는 것이라면 이스라엘과 싸우다 죽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이나는 이어 헤즈볼라가 알려진 것보다 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하고 "레바논인들은 헤즈볼라가 결국 승리할 것이라는 점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민간인 희생자가 엄청나게 발생하면서 무너진 건물 더미에 묻혀 방치된 사체가 굶주린 개의 먹이가 되는 참상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도 나왔다.

티레 시에 거주하다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로 탈출해 이날 브라질행 항공기에 몸을 실은 브라질 국적 레바논인 모하메드 압두니(48)는 "티레 시내 건물은 대부분 파괴됐으며,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묻힌 채 미처 수습되지 못한 사체 일부가 굶주린 개의 먹이가 되고 있는 모습도 목격했다"고 말했다.


압두니는 "건물과 도로, 다리가 모두 파괴된 상황에서 주민들은 폭격이 두려워 집 밖으로 나서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티레 시의 시장이 나서서 주민들에게 방치된 사체들을 거둘 것을 당부하는 모습을 보았으나 이후 상황이 어떻게 됐는지는 모른다"고 전했다.

김재순 통신원 fidelis21c@yna.co.kr (상파울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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