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6.08.09 18:39 수정 : 2006.08.09 19:30

레바논 남부 시돈 부근의 가지예 마을 주민들이 8일 “이것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민주주의다: 학살과 파괴”라고 쓴 펼침막을 앞세우고, 전날 폭격으로 건물 3채가 무너지면서 숨진 15명의 합동장례식을 치르고 있다.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이 장례식 도중에도 장례행렬 뒤 500m 지점을 또다시 폭격해 13명을 추가로 숨지게 했다. 가지예(레바논 남부)/AP 연합

레바논 남부도시드 폐쇄시켜 10만명 고립
난민캠프 ·장례행렬도 폭격…협박전화까지

갈수록 무자비해지는 이스라엘군

레바논을 침공중인 이스라엘이 뚜렷한 전과를 못내면서 전쟁 수행방식만 무자비해지고 있다. 민간 목표물에 대한 반복적인 폭격, 봉쇄, 협박의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8일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이남 지역의 차량 통행을 전면 금지한다며, 움직이는 차량은 예외없이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고 <아에프페(AFP)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중살포 전단에서 “성격을 불문하고, 리타니강 남쪽에서 움직이는 차량은 테러리스트들의 로켓이나 무기를 운반한다는 의심을 사 폭격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 35㎞ 가량 떨어진 리타니강은 헤즈볼라와 지상전을 벌이는 이스라엘군이 진격 목표로 삼은 곳이다.

전단이 뿌려진 직후 티레 등 레바논 남부 도시들과 주변 도로 등에는 차량 운행이 완전히 끊겨 고립 상태에 들어갔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레바논 현지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의 위협에 따라) 특히 남부 먼 지역에는 아무 것도 전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국제적십자사는 이 지역에 10만여명이 고립돼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스라엘군은 9일 아침에는 레바논 남부의 팔레스타인 난민캠프를 헬리콥터로 공격해 적어도 2명이 숨지고 10명 이상이 다쳤다. 지난달 개전 이래 팔레스타인 난민캠프가 공격받기는 처음이다. 8일에는 남부 시돈 근처 마을에서 전날 폭격으로 숨진 주민 14명의 장례행렬 부근에 이스라엘군이 또다시 폭격을 가했다. 이 폭격에서 전투기들은 1500여명의 추모객 500m 뒤에 있는 건물을 맹타했다. 같은 마을에 대한 이틀간의 이런 폭격으로 14명이 숨졌다. 레바논-시리아 국경지대에서는 과일을 나르는 트럭이 공습을 받아 5명이 숨졌다. 베카 계곡의 한 민가는 이스라엘 미사일 표적이 되어 일가족 7명이 몰살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레바논 남부에서는 장례식을 치르지 못한 주검들이 쌓여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지난달 30일 60여명이 한자리에서 숨진 카나 마을의 주검 상당수도 쉴 곳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포감 확산을 노린 심리전도 전개되고 있다. <에이피(AP)통신>은 레바논 전역의 휴대전화와 유선전화가 이스라엘의 전화 협박에 시달린다고 보도했다. “언제까지 하산 나스랄라(헤즈볼라 최고지도자)의 갱들을 도울 것인가”, “(헤즈볼라) 저항은 당신을 쥐처럼 집에 처박혀 있게 만든다”는 등의 음성녹음 메시지나 문자메시지가 레바논인들을 겁주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광고

관련정보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