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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부족장들 “우리가 저항세력과 싸우겠다” 선언 |
저항세력의 공격으로 유혈사태가 끊이지 않고 있는 이라크 서부 알-안바르 주에서 일부 부족장들이 자신들이 직접 저항세력과 싸우겠다며 미군과 이라크 정부에 무기를 요청했다고 AP 통신이 18일 보도했다.
안바르의 주도(州都)인 라마디 지역에 거주하는 18개 부족 중 15개 부족 대표들은 최근 회의를 열어 수니파와 시아파 주민을 가리지 않고 죽이는 저항세력을 몰아내기로 결의하고 자경 조직인 `안바르 수호위원회'를 구성키로 합의했다.
라마디의 저명한 부족 지도자인 셰이크 파살 알-구드는 AP 통신에 "이슬람의 이름으로 저질러지는 범죄행위는 이제 진절머리가 난다"며 저항세력과 싸우고자 하는 젊은이 약 2만명으로 자경단을 발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항세력이 현재 보유한 화력을 고려해 이라크 정부와 미군에 현대식 무기와 차량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모함메드 알-아스카리 이라크 국방부 대변인은 안바르를 관할하는 이라크 군 지휘관이 부족장들을 최근 만나 저항세력을 근절하는 데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해 양측 간의 공조체제가 가동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라크에서는 부족장들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은 저항세력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라크 18개 주 가운데 가장 넓은 안바르는 사우디 아라비아, 요르단 및 시리아와 접경한 바그다드 서쪽의 사막지대로, 이라크 전쟁 후 저항세력의 주요 근거지였다. 특히 주도인 라마디와 제2 도시인 팔루자는 저항공격이 가장 활발한 곳으로 꼽힌다.
한편 이라크에서는 이날도 곳곳에서 저항세력의 공격이 이어져 40여명이 죽고 수십명이 부상했다.
라마디에서는 한 경찰서를 겨냥한 2명의 자살폭탄 공격으로 경찰관 최소 2명이 죽고 26명이 다쳤으며, 바그다드와 이라크 북서부 탈-아파르 등지에서도 자폭 및 도로매설폭탄 공격 등으로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당국은 오는 24일 시작될 예정인 라마단을 앞두고 통금시간 확대와 검문소 증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보안강화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슬림들이 한 달 동안 낮에 금식하는 기간인 라마단에는 전통적으로 테러공격이 많았다.
이라크 정부는 이날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고향인 살라후딘(티크리트) 주에 배치된 이라크 군 제4사단의 지휘통제권을 미군으로부터 인수했다.
알리 알-다바그 이라크 정부 대변인은 "제4사단 지휘권 인수는 지난 7일의 8사단에 이어 2번째"라며 "내달 말까지 전체 10개 사단 가운데 3분의 1이 이라크 정부의 직접적인 작전통제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라크 정부는 오는 21일 남부 디카르 주의 치안통제권을 넘겨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새 이라크 정부는 지난 7월 영국군이 맡고 있던 중남부 무산나 주의 치안통제권을 처음으로 인수했었다.
이라크 총리실은 이라크 군 및 보안 병력은 군인 13만100명을 포함해 현재 30만2천200명 규모로 커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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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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