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라크 국영 TV가 방영한 후세인 사형 집행 직전의 장면. (AP=연합)
|
사형전 복면 거부…교수형 뒤 목 부러져
아직 동이 트기도 전인 30일 오전 6시께(현지시간). 검은색 긴 코트에 하얀 셔츠를 받쳐입은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전 대통령이 사형 집행관들로 보이는 남자 3∼4명에게 팔을 붙잡혀 좁고 낡은 형장으로 끌려왔다. 자신의 운명을 예감했을까. 그는 전날 밤 잠을 잘 자지 못한 듯 부스스한 얼굴에 턱수염은 더부룩했고 재판정에 등장했을 때 볼 수 있었던 단정히 빗어넘긴 머리대신 약간 머리카락이 헝클어진 모습이었다. 긴장되고 초조한 표정을 감추려고 애써 태연하려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팔이 뒤로 묶여 뒤뚱거리며 형장에 끌려오는 그의 어리둥절한 표정에서 공포에 휩싸였음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한때 서방에 맞서며 중동을 호령하던 `제왕'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고 그저 죽음 앞에서 겁먹은 인간의 초라함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를 끌고 오는 사형 집행관들은 점퍼에 눈과 입만 뚫린 복면 차림이어서 공포감을 더했다. 후세인의 오른쪽에 서 있던 사형 집행관은 올가미를 걸기 전 후세인에게 검은 두건을 쓰길 권했지만 후세인은 이를 거부했다.이라크에선 보통 사형 집행전 사형수에게 복면을 씌우는 데 후세인은 두건을 거부함으로써 마지막 자존심을 잃지 않겠다는 의사를 나타내려 한 것으로 보인다. 왼쪽의 사형 집행관은 후세인과 잠시 말을 주고 받았고 머리에 씌우려던 두건을 말아 후세인의 목에 감았다.
|
사형 직후 하얀 천에 싸인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빌라디 TV 촬영. (AP=연합)
|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