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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에 살해된 배형규 분당 샘물교회 목사.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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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 수용’ 잔혹한 경고…종교적 적대감 겹쳐
협상에 불만품은 강경파 소행일 가능성 커
‘아프고 걷지 못해 살해했다’는 얘기도 있어
탈레반은 왜 배형규 목사를 첫 살해 대상으로 택했을까?
피랍자 일부 석방설이 나돌던 25일 밤(현지시각 오후 4시께) 탈레반이 배 목사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살해 동기와 함께 왜 배 목사 한사람만을 골랐는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의 말과 외신 등을 종합하면, 탈레반이 배 목사를 살해했다고 주장한 시각을 전후해 석방 협상에서 유화적 분위기가 돌았던 것으로 보인다. 살해 시각과 일부 피랍자 석방 움직임의 선후관계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지만, 협상 진행에 불만을 품은 강경파가 제동을 걸려고 일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여러 그룹이 이번 사건에 간여하고 있고, 탈레반 중앙조직과 지방조직의 견해차가 있다는 관측이 이런 추론을 뒷받침한다.
그때까지 협상시한을 4차례 연장하며 “인내심이 다해간다”고 경고한 탈레반이 ‘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과시함으로써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고 했을 수 있다. 아프간 군경과 미군에 사실상 봉쇄당한 현지 납치세력으로선 사태 장기화에 대한 조바심 때문에 전격 살해에 나섰을 것이란 풀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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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 사건이 8일째로 접어든 26일 서울 서초동 한민족복지재단 들머리에 피랍자들의 무사귀국을 기원하는 화환이 놓여져있다.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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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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