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05.05 20:42
수정 : 2005.05.05 20:42
포르 냐싱베(39·사진)가 4일 서아프리카 최빈국 토고의 신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38년 동안 철권통치를 펴다 최근 급사한 ‘아프리카 최장기 독재자’ 에야데마 냐싱베 전직 대통령의 친아들인 그는 이날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야당 진영의 거센 반발에도 취임식을 열어 “국가 개발과 복지, 평화와 국민통합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냐싱베는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과 미국 조지워싱턴 대학 등지에서 수학한 뒤 아버지의 재정 고문관으로, 특히 외국에 있는 가족 재산을 관리해 왔다. 36살에 국회의원에 선출되고 이듬해부터 통신·광산 장관을 맡아 아버지를 측근에서 보좌했다. 아버지는 아들의 정계 진출 직후, 헌법을 고쳐 대통령 출마 자격을 40살에서 35살로 바꿔 놓았다.
지난 2월 아버지가 심장마비로 숨지자, 그는 몇시간 만에 군부의 지원으로 대통령직을 승계했다. 그러나 야당과 시민들이 대통령 유고시 60일 안에 대선을 치를 것을 규정한 헌법을 지킬 것을 요구했고,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와 아프리카연합 등도 민주화를 종용하자 3주만에 물러나 지난달 24일 대선을 치렀다. 투표 집계 결과 지지율 60%로 그의 당선이 확정되자 야당이 대규모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궐기했고, 냐싱베는 무력으로 대응해 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주민 2만여명은 인근 나라로 피난을 떠난 상태다. 아버지의 장기독재로 잃은 국제 사회의 신뢰 회복에 덧붙여 국민통합이라는 또 하나의 과제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강김아리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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