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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7.08 09:35 수정 : 2005.07.08 09:35

이라크 내 저항세력의 이집트 대사 납치살해 사건은 미국이 이라크의 미래를 놓고 그려가던 청사진에 흠집을 낼 전망이다.

피해 당사국인 이집트는 저항세력이 의도했던 대로 바그다드 주재 공관의 폐쇄입장을 내비치는 등 이번 사건에 따른 외교적 파장이 즉각 나타나고 있다.

요르단 출신의 반미주의자로 낙인찍힌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가 이끄는 것으로 알려진 일명 `이라크 내 알-카에다 조직'은 7일 바그다드에서 최근 납치한 이하브 알-샤리프 이집트 대사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국을 도와 이라크전을 적극적으로 수행한 영국의 수도 런던이 이날 아침알-카에다 연관 조직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 폭탄공격을 받은 직후 나온 것이다.

단순히 시간차 상으론 끊임없는 자살폭탄 공격으로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후 안정화 작업을 집요하게 방해해 온 반미세력들이 공조한 연합작전 냄새가 풍기고 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비보가 전해진 뒤 저항세력을 강경하게 규탄하는 목소리를 냈지만 이집트 정부의 최종 선택은 어렵사리 개설을 추진했던 바그다드 공관의 폐쇄 쪽으로 가고 있다.

이집트 외교 소식통은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바그다드에 나가 있는 외교관 6명과 행정요원 6명에게 8일중 철수토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론 현재 미국의사실상 지배를 받고 있는 이라크와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말라는 이라크 저항세력의요구에 굴복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이라크 정책을 큰 틀에서 지지해 온 무바라크가 이라크정책의 불변화 방침을 천명했지만 공허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와 관련, 서방 언론들은 알-샤리프 대사 피살 사건은 미국에 가까운 아랍권및 무슬림 국가들로부터 이라크를 떼어내 고립시키려는 저항세력의 전략이 효력을본격 발휘하는 촉매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사건은 대선을 앞두고 있는 이집트의 국내 정치지형도에 적지않은 변수를던져주는 요인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현지 관측통들은 4선 연임 끝에 또 한번의 재선을 노리는 무바라크에게 알-샤리프 대사 피살사건은 결코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위기에 처한 자국 외교관의 목숨을 구하지 못한 무능한 지도자라는 인식이 퍼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현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이 힘을 얻어가는 상황에서 무바라크의 친미적 성향이 도마에 오를 수도 있다.

그런 관측은 무바라크가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물론 무바라크가 공안정국을 조성해 이번 난국을 돌파할 공산도 크다는 관측이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라크 저항세력은 알-샤리프 대사의 목숨을 담보로 미국의 이라크 점령을 지지하는 나라의 외교관들에 대한 위협 수위를 한층 더 높였다.

외교적으로 이라크 임시정부를 봉쇄하겠다는 전략을 분명히 한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이라크를 정상 국가로 만들기 위한 수순의 하나로 우선적으로 아랍과 이슬람권 국가들에게 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끊었던 외교관계를 복원토록 강력히 주문해 왔다.

그런 차원에서 이집트가 아랍권 국가 중에는 최초로 지난달 이라크와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키로 하고 비운의 알-샤리프 대사를 파견했다.

유럽연합(EU)과 러시아는 알-샤리프 대사의 피살 소식이 전해진 뒤 규탄성명을내는 등 강경자세를 잃지 않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이라크에파견된 각국 외교관들의 활동이 위축될 것은 뻔한 일이다.

아랍권 22개국 협력체인 아랍연맹 조만간 이라크에 외교공관을 개설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협의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현재 이라크에는 46개 외국공관이 설치돼 있으며, 이중 14곳만이 아랍 및 이슬람권 국가들로 파악되고 있다.

한편 이라크 내부적으론 저항세력에 대한 소탕작전이 더욱 격화됨으로써 애꿎은이라크 민중들의 희생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쿠르드족 출신인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이 알-카에다와 외국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포함된 저항조직들을 섬멸하기 위한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힌 점이 이 우려를 증폭시킨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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