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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08 07:13 수정 : 2005.08.08 07:14

이스라엘이 7일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의 1단계 철수안을 확정함에 따라 이스라엘 건국으로 촉발돼 57년 간 이어져온 팔레스타인 분쟁사에 종지부가 찍힐 지 주목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스스로 정착촌을 해체하는 것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을 통해 점령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지배강화를 위해 정착촌을 건설하기 시작한 이후 38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정착촌 철수에 반대하는 극우세력의 위협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2월 윤곽을 짜놓은 철수계획을 강하게 밀고 나가는 추진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일정표 대로 이달 중순부터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에 있는 유대인 정착촌을 분리해 내는 작업이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내부에서 정착촌 철수 정책에 저항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데다 팔레스타인 측에서도 이스라엘이 수립한 철수계획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입장이어서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1단계 철수 대상은 3곳, 순서는 비밀 = 이스라엘 각의는 베냐민 네타냐후 재무장관이 철수계획에 항의해 사직서를 내던진 분위기 속에서도 1단계 철수계획을 압도적인 다수 찬성으로 가결했다.

이날 철수가 확정된 곳은 가자지구 21개 정착촌 가운데 팔레스타인 마을로 둘러싸인 크파르 다롬, 네차림, 모라그 등 3곳이다.

가자지구의 나머지 정착촌 18곳과 120개 정착촌 중 철수대상으로 지목된 요르단강 서안 북부지역 4곳의 철수계획은 추후 각의를 통해 단계별로 확정된다.


샤론 총리는 8월 중순부터 철수를 시작해 9월 말까지 4단계로 나눠 철수를 진행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스라엘 당국은 정착민들의 반발을 고려해 철수작전을 전격적으로 시행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정착촌 별 철수 순서나 세부일정은 막판까지 비밀에 부쳐진다.

◇이스라엘 내부 반발 심화 = 집권 리쿠드당에서 샤론 총리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네타냐후 재무장관이 철수정책에 반기를 들고 사퇴하는 등 샤론 총리의 정착촌 정책에 대한 저항도 거세지고 있다.

가자지역의 유대인 정착민들은 네타냐후 장관의 사임소식이 전해진 뒤 샤론 총리의 철수정책에 반대하는 다른 4명의 각료들에게 동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또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규모 항의시위를 추진했던 정착민들과 이스라엘 극우세력들은 샤론 총리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부 극우세력이 철수계획을 무산시키기 위해 샤론 총리 암살을 모의하고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이슬람 사원을 공격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돌고 있다.

이슬람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이 유대인의 공격을 받으면 이슬람을 믿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강력한 보복공격이 예상돼 심각한 사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샤론 총리도 이를 우려해 이날 각의에서 최근 발생한 유대인 극우주의자에 의한 아랍계 주민 집단 학살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 조사를 지시하고, 극우세력의 극단적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가자 철수는 시작에 불과 =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자제를 호소하면서 온건한 이미지를 굳혀온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미래의 불안한 이-팔 관계를 가늠케 할 발언을 했다.

그는 이날 가자를 방문해 "이스라엘이 추진중인 정착촌 철수계획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며 이스라엘 측이 향후 철수계획과 관련해 제대로 답변하지 않은 부분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스라엘의 정착촌 철수 계획은 1967년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된 팔레스타인 땅을 해방시켜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출범으로 가는 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압바스 수반의 이 같은 발언은 이스라엘이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정착촌 철수계획을 밝히지 않은 요르단강 서안의 나머지 지역과 동예루살렘도 궁극적으로는 철수지에 포함돼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자국 안보상 전략적으로 중요하다고 보는 요르단강 서안과 종교, 정치적으로 민감한 동예루살렘 지역에서 완전히 발을 뺄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성사 직전에 온 이스라엘의 가자지역 정착촌 철수는 이-팔 분쟁의 해결책이 아니라 또다른 난제를 안겨주는 계기 정도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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