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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8.12 18:12 수정 : 2005.08.12 18:19

이스라엘 정부 “17일 철거돌입” 불구 “철수 반대” 잇단 대규모 항의 시위 군에 “명령 불복종하라” 부추기기도

이스라엘 주민들의 정착촌 철수를 앞두고 이스라엘군과 팔레스타인 보안군이 10일부터 비상 태세에 돌입하는 등 가자지구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철수 반대자들과 군인·경찰이 대치하고 있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는 자치정부 보안군과 무장단체가 언제라도 충돌할 태세다.

현재 가자지구 21개 정착촌 주민 8천여명에게는 오는 14일 자정까지 집을 떠나라는 퇴거 명령이 내려진 상태다. 이스라엘군은 15~16일 이틀간 말미를 준 뒤 17일부터는 강제 철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미 이삿짐 수송용 컨테이너가 들락거리는 등 많은 주민들은 현실을 인정해 정부의 보상금을 받고 떠날 계획이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목숨까지 걸고 철수 명령을 거부할 태세다. 이들은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유대인이 유대인을 몰아낼 수 없다” “정착촌 철수 명령을 거부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반발하고 있다. 일부 랍비(유대교 종교지도자)들도 군인들은 명령에 불복종하고 정착촌 주민들은 끝까지 저항하라고 선동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11일부터는 가자지구 비거주자의 출입을 금지하고 방문허가증 발급을 중단했다. 이는 최근 임시방문통행증으로 정착촌에 들어간 유대인 수백명이 인간방패를 만들려 한다는 정보에 따른 것이다. 현재 허가 기간이 끝난 뒤에도 정착촌에 남아 있는 이스라엘인 수는 2천명으로 추산된다.

가자지구는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때 요르단강 서안과 함께 이스라엘이 점령한 지역이다. 이스라엘군은 정착민 철수 이후에도 영공과 영해, 국경 통제권은 계속 행사할 방침이다. 이런 제한적 철수임에도 불구하고 철수 반대자들은 매일 대규모 항의 시위를 열고 있다. 지난 10일 예루살렘 ‘통곡의 벽’ 앞에서 수만명이 기도회를 연 것을 시작으로, 11일 텔아비브의 라빈광장, ‘성전파괴일(로마에 의해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된 날)’인 13, 14일에는 다시 예루살렘에서 대규모 시위를 열 계획이다. 특히 이 때는 유대교 최고 성지이자 이슬람의 중요 성전인 알 아크사 모스크가 있는 템플 마운트 진입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돼 팔레스타인 쪽과의 충돌이 우려된다. 10일 기도회에 참석한 예루살렘 주민 모티(40)는 “정부와 의회는 이스라엘 대다수 국민들의 의사를 거역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쪽에서는 자치정부와 무장세력 사이에 갈등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9일 “정착촌 철수가 평화적으로 진행돼야 팔레스타인 독립국 출범에 대한 세계 여론의 지지가 확산될 것”이라며 무장세력들의 자제를 촉구했다. 그는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유화책으로 총선을 내년 1월에 실시한다고 약속했다.

가자철수가 누구의 ‘공적’인지를 둘러싼 신경전도 한창이다. 모함마드 다흘란 팔레스타인 내무장관이 지난 5일 “우리는 약 6만개의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가자를 되찾은 것을 축하할 것”이라고 발표하자, 하마스 대변인인 무시르 알 마스리는 “가자 철수는 하마스와 민중들의 저항과 희생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는 당당히 우리의 깃발을 갖고 참여할 것”이라고 맞섰다.

가자지구 철수는 팔레스타인 문제 해결의 시작에 불과하다. 요르단강 서안이나 예루살렘 영토 문제, 130만 주민의 3분의 2 이상이 시달리고 있는 빈곤 문제 등 현안이 아직도 수두룩하다. 가자지구 주민 파티마 드라이니(55)는 <알 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내 아들은 감옥에 있다. 누구든 수감자를 석방시키고 우리 삶을 실제로 향상시키는 쪽에 내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루살렘/박은성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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