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거짓말쟁이" 독설 퍼부어
미군에게 생포돼 이라크 전범특별재판소에서 재판 받고 있는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옥중에서 쓴 자작시 '부시에게'가 번역 소개됐다.'한국평화문학' 제2집 '평화, 폭력 그리고 문학'(화남 펴냄)에 실린 이 시는 수감중인 사담 후세인이 옥중에서 쓴 것을 취재기자가 받아 적은 것이다. 올해 초 미국 인터넷 매체(www.unknownnews.net)에 올렸던 것을 한국외대 임병필 교수가 번역해 국내에 소개했다.
'부시에게'라는 제목을 붙인 이 시는 부시 미 대통령에 대한 힐난과 조롱을 담고 있다. 이 시는 "그들은 나를 구덩이 속에서 발견했다고 했다…/부시, 당신은 거짓말쟁이/엿이나 먹어라"라며 생포 당시의 상황이 조작됐다는 것을 밝히는 것에서 시작한다.
이어 "이라크 사람들과 나는/당신이 인정도 없는/냉혈한이라는 것을/잘 알고 있어"라거나 "나는 에어컨이 있는 독방에 앉아서/당신의 사진을 보며/방귀도 뀌고/비웃고/하품을 하지"라며 야유한다.
그는 "백악관과 의회가/바보같은 당신에게/대량 살상 무기에 관한/거짓말을 하도록 허용했지"라며 미국의 부도덕성과 부시의 우둔을 싸잡아 공격하는가 하면, "이제 당신과 동맹국들이/내 나라를 점령하고는/당신 때문에/이라크인들이 자유가 되었다고/주장하지"라며 이라크 전쟁의 부당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책에는 사담 후세인의 시와 함께 시나 안톤, 둔야 미카일, 아도니스 등 아랍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이 이라크 침공 이후 이라크인들의 마음과 반전평화 의지 등을 담은 11편의 시가 실려 있다.
다음은 시 '부시에게' 전문.
그들은 나를 구덩이 속에서 발견했다고 했다…
부시, 당신은 거짓말쟁이
엿이나 먹어라.
너희들 미국 군대가 우리에게 폭탄을 퍼붓는다
당신들이 "준비되었으면 합시다"라고 외치기를 좋아하지만
이라크 사람들과 나는 당신이 인정도 없는
냉혈한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
당신은 "끌고 와"라고 말할 때
마치 위대한 인물이라도 되는 줄
아는 모양인데
나는 에어컨이 있는 독방에 앉아서
당신의 사진을 보며
방귀도 뀌고
비웃고
하품을 하지.
당신은 한 남자에 대해 동정어린 농담을 하지
당신은 대통령으로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위엄을 갖추고
당신의 백성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모든 똥구멍들이 당신을 믿고
당신의 지시를 따랐지.
백악관과 의회가
바보같은 당신에게
대량 살상 무기에 관한
거짓말을 하도록 허용했지.
이제 당신과 동맹국들이
내 나라를 점령하고는
당신 때문에
이라크인들이 자유가 되었다고
주장하지.
부시,
술을 마시고
취해 봐
그러면 당신은 어느 누구도
특히 나를 속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될지 모르지.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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