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레바논 언론, 소셜미디어서 번져
미국의 이익 위해 창설 지원 주장
힐러리 자서전 증거로 대지만 근거는 없어
미국의 중동 개입에 대한 중동 민심 배경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급속하게 세력을 확장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미국이 만들었으며,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자서전에서 이를 인정했다는 음모론이 레바논과 이집트 등 중동 지역에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클린턴의 저서에서 ‘인용’했다는 ‘미국이 이슬람국가 창설을 지원했다’는 주장이 이달 들어 중동의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들불처럼 퍼져나가자, 레바논 베이루트 주재 미국대사관이 페이스북에 반박 성명까지 게재해야 했다고 <워싱턴포스트>와 <비비시>(BBC) 인터넷판 등이 최근 보도했다.
이집트의 한 웹사이트에서 이달 초 처음 등장한 이 주장은 미국이 중동지역의 이권을 유지할 목적으로 이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 필요가 있어, 이슬람주의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을 이용해 비밀리에 이슬람국가 창설을 도왔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특히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인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6월 중순 출간한 자서전 <어려운 선택들>(Hard Choices)에서 이를 인정했으니, 확실한 증거가 있다는 게 음모론의 핵심이다.
이집트의 가베르 아스푸르 문화장관은 최근 대중들 앞에서 “클린턴이 ‘6월30일 혁명(무르시 대통령을 축출한 이집트 군부 쿠데타)를 막기 위해 이슬람국가를 창설했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애초 이 음모론의 진원지는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르시 대통령을 쿠데타로 축출한 이집트 보수세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레바논 외교부는 이달초 베이루트 주재 미국대사인 데이비드 헤일을 초치해 해명을 요구하기까지 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베이루트 주재 미국 대사관은 6일 페이스북에 “미국이 IS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인정하지 않거나, IS 창설에 역할을 했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이다, 레바논에서 확산되고 있는 이와 상반된 주장은 날조된 것”이라는 성명을 올려, 소문을 잠재우기 위해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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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베이루트 주재 미국대사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음모론 반박 성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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