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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반 공격에 용감히 대항했던 와실은 자신의 몸보다 큰 경찰 제복을 입고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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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자경단 소속으로 텔레반에 맞서 ‘꼬마 영웅’ 칭호받아
5개월 전부터 학교 생활하며 지냈으나 텔레반에 살해 당해
아프가니스탄 우루즈간주의 주도 티린코트에 사는 10살 소년 와실 아흐마드는 지난 1일 시장으로 야채를 사러 가기 위해 대문을 나섰다. 그때 오토바이를 탄 무장 괴한이 다가와 방아쇠를 당겼다. 짧은 순간 발사된 두 개의 총알은 소년의 머리를 관통했다. 아프간의 지역 자경단에서 소년병으로 탈레반과 싸웠다가, 다섯 달 전부터 학교를 다니며 평범한 소년으로 돌아간 와실은 그렇게 짧은 생을 마감했다.
<뉴욕 타임스>는 2일 우루즈간주에서 ‘소년 영웅’이었던 와실의 암살 소식을 전하며, 탈레반이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들이 와실을 살해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와실의 삼촌인 압둘 사마드는 탈레반에서 사령관으로 활동하다, 4년 전 그를 따르는 36명의 대원들과 함께 탈레반을 이탈해 정부 진영으로 돌아섰다. 와실의 아버지도 이 부대 소속이었다. 아프간 정부는 사마드에게 70여명의 지역 자경단을 지휘할 권한을 줬고, 그는 곧 우루즈간 지역을 관할하는 지휘관으로 활동했다. 사마드의 부대는 이후 탈레반과의 전투에서 18명이 숨졌는데, 와실의 아버지도 숨졌다.
탈레반의 공격이 집중되던 지난 여름 사마드의 부대는 탈레반에 포위당했다. 사마드는 포위된 지 한 달 만에 부상을 입었다. 와실이 삼촌을 대신해 부대를 ‘지휘’하며 탈레반에 맞선 것도 이때부터였다. 사마드는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와실이 탈레반에 맞서 싸우는 모습은 마치 기적과도 같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부상을 입은 자신을 대신해 어린 와실이 44일간 부하들을 이끌었고, 지붕 위에서 로켓포를 쏘며 탈레반의 공격에 대항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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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소년병 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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