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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특별재판 주심판사 첫날 ‘후세인과 기싸움’에 밀려 당황 모하메드 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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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특별재판 주심판사 ‘시선집중’
북부 쿠르드 출신…바그다드법대 졸업저항공격 속 얼굴 드러낸 것만도 ‘용기’ 이라크 쿠르드족 출신의 리즈가르 모하메드 아민(48·사진) 판사가 하루 아침에 세계적 ‘유명인사’가 됐다. 19일 주심판사로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 대통령에 대한 첫 재판을 진행한 그의 모습은 세계 곳곳에 텔레비전으로 중계됐다. 고집스러운 태도와 달변으로 무장한 후세인과의 ‘기싸움’에서 밀려 당황하고,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지만, 그는 비교적 차분하게 3시간 동안 재판을 이끌었다. 그가 인정신문을 위해 후세인의 이름을 묻자 후세인은 “당신이 이라크인이라면 나를 알 텐데, 당신이야말로 누구냐”라고 큰소리를 쳤고, 그는 “이것은 재판 절차이고 판사는 개인적 지식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맞받았다. 후세인 지지자들의 저항공격이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에서 그가 공개적으로 텔레비전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만 해도 대단한 ‘용기’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재판을 맡은 다른 판사 4명의 얼굴이나 이름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 아민은 <로이터통신>에 자신도 신변의 위험을 잘 알고 있다며, 다음 재판을 11월28일까지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도 “30여명의 목격자들이 법정에 나타나 증언하는 데 너무 겁을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북부 쿠르드 자치지역의 술라이마니야 출신인 그는 1980년 바그다드의 법대를 졸업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 판사 등으로 일했으며, 지난해 후세인 특별법정의 판사로 임명됐다. 그의 고향인 술라이마니야는 이란과의 접경 지역으로 1988년 후세인이 독가스 등을 사용해 쿠르드족 5천명을 살해한 할랍자 마을이 속한 지역이다. 이 때문에 후세인 통치의 최대 피해지역 출신인 그가 공정한 판결을 내릴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도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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