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5.10.20 19:10
수정 : 2005.10.20 22:46
일부 지방당국은 통관요청 여전히 승인 안해
자한박시 모자파리 주한 이란 대사는 20일 한국산 제품의 이란 수입승인 보류 문제에 대해 “관련 부처에서 공식적으로 통보받은 바 없으며, 기술적인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18일 통관이 보류됐던 일부 기업 제품의 통관이 승인되는 등 대부분의 한국산 제품 수입승인이 재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모자파리 이란 대사를 세종로 청사로 불러 이 문제에 대한 공식설명을 요구해 모자파리 대사한테서 이런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다음주 초 유럽 순방에 나서는 이규형 외교부 차관이 이란을 방문해 이번 일을 계기로 한국-이란 양국 관계를 증진하는 방안을 포괄적으로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예정에 없던 이 차관의 이란 방문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데에는, 지난달 24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이란 핵문제 결의안에 대한 정부의 찬성 표결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사태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무역협회는 “19일 이란 상무부와의 통화에서 한국산 제품의 수입 승인을 재개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힌 뒤, “그러나 상무부의 확인 이후에도 일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 승인 신청이 보류된 것으로 확인돼, 현지 주말(20~21일) 이후인 22일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19일 에스케이(SK)네트워크의 포스코 철강제품 4건, 코오롱 인터내셔널의 동부제강 주석도금 강판, 쌍용의 신풍제지 제품 2건 등 대부분의 한국산 제품이 통관 승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바즈, 퀌 등 일부 이란 지방 통관 당국에서는 대우인터내셔널과 삼성전자의 통관 요청을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국제원자력기구의 이란 핵사찰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이란이 이를 주도한 영국에 무역 금수조처를 내렸다고 20일 보도했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영국 기업에 대해 조처가 취해졌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외교 소식통의 말을 따서 “영국의 비우호적인 자세에 대한 보복으로 기업에 대해 비자·관세서류 등의 처리를 늦추고 있다”며 “한국·체코·아르헨티나 등 결의안에 찬성한 세 나라도 같은 조처를 당했다”고 밝혔다. 이란은 2003년에도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두달 남짓 영국산 제품에 대해 수입금지 조처를 취한 바 있다.
이제훈 김도형 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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