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3만~7만” 추정…후세인 치하보다 3~4배 더 희생
이라크 주둔 미군 전사자가 2000명을 넘었다는 소식이 미국을 뒤흔들고 있지만,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숨져간 이라크 민간인은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다. 미군은 이라크전 초기에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수는 세지 않겠다”고 선언했다.영국에 본부를 둔 민간단체 ‘이라크보디카운트(IBC)’가 언론보도 등을 토대로 집계하는 것이 유일한 통계다. 이 단체는 지금까지 30개월 동안 매달 1천명꼴인 2만6690명~3만51명의 민간인이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 <에이피(AP)통신>은 미군의 한 대변인도 대략 3만명 정도의 이라크인이 이라크전으로 숨졌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26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라크보디카운트’의 존 슬로보다 국장도 ‘3만명’은 보도되는 사망자만 집계한 것이며 실제로는 희생자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마이클 오핸런 연구원은 매달 평균 1500∼2천명의 이라크인이 희생돼 왔으며, 전쟁으로 범죄가 급증해 매년 1만여명이 살해되고 있는 것 등을 합치면 광범위한 의미로 전쟁과 관련된 이라크인 희생자수는 4만∼7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오핸런은 “이는 미국이 무고한 이라크인들을 보호하는 데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았음을 뜻하며, 이 때문에 저항공격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미 랜드연구소의 제임스 도빈스 국장은 후세인 통치하인 2002년 이라크인 희생자는 1800명이었지만 미국이 이라크를 점령한 2003년에는 6천명, 2004년에는 8천명이 사망했다면서 지금이 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위기그룹(ICS)의 이라크 전문가인 주스트 힐터만도 “후세인 치하에서는 입만 조심하면 무사했지만, 지금은 누구나 무차별적으로 다치고 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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