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여배우 라흐마 사다우가 출연한 가수 클라시크의 뮤직 비디오 ‘당신을 사랑해’에서 클라시크와 포옹하는 장면. 사다우는 비도덕적 행동을 했다는 이유로 영화인협회에서 징계를 받았다.
나이지리아에서 여성 배우가 뮤직 비디오에서 남성 가수와 포옹했다는 이유로 영화 출연 금지조처를 당했다. 나이지리아영화인협회는 배우의 행동이 “비도덕적”이라고 비난했다. <비비시>(BBC) 방송은 4일 나이지리아 여배우 라흐마 사다우가 가수인 클라시크와 찍은 뮤직 비디오에서 서로 포옹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는 이유로 이같은 조처를 당했다고 전했다. 사다우는 ‘당신을 사랑해’라는 노래의 뮤직 비디오에 출연했는데, 남녀간의 애정 표현은 서구적 기준으로 보면 싱거울 정도로 밋밋하다. 클라시크가 어느날 거리에서 채소 행상을 하는 사다우를 보고 반해, 사다우에게 호감을 표시한다. 처음에 사다우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지만, 클라시크의 애정을 나중에는 받아들인다. 뮤직비디오 후반부로 가면 사다우와 클리사크가 가벼운 포옹을 하거나 서로 얼굴을 쓰다듬는 정도의 애정 표현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보수적 이슬람 지도자들의 입김이 강한 나이지리아에서 사다우와 클라시크의 포옹은 선을 넘은 것이 되어 버렸다. 나이지리아 보수적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은 남녀가 공개적으로 손을 잡거나 입을 맞추는 것을 터부시하며, 영화계에도 이를 지키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여학교를 급습해, 여학생 260여명을 납치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보코하람의 주 활동 지역도 나이지리아다. 사다우가 활동하고 있는 하우사어(나이지리아북부에서 니제르남쪽에서 사용하는 언어) 영화계를 대표하는 나이지리아영화인협회(Moppan)도 이런 기준에 따라서 사다우 출연 금지 징계를 내렸다. 나이지리아영화인협회 회장인 무함마두 카비루 마이카바는 “사다우가 까다로운 문제를 건드린게 처음이 아니다”며 “우리가 사다우에게 경고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사다우는 계속 우리 이미지를 손상했다”고 말했다. 마이카바 회장은 사다우에 대한 출연 정지 조처가 “모든 것”에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뮤직 비디오에 등장한 남성 가수인 클라시크는 징계를 받았을까? 받지 않았다. 클라시크는 나이지리아영화인협회 소속이 아니기 때문에 징계를 받지는 않았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
나이지리아 여배우 라흐마 사다우가 출연한 가수 클라시크의 뮤직 비디오 ‘당신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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