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18.02.08 18:16
수정 : 2018.02.08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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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소년병들이 7일 얌비오에서 석방을 축하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얌비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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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1만9천명 소년·소녀 징집돼 전쟁터에서 이용당해
유엔, 풀려난 소년병에 식량 3개월분과 심리치료 제공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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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소년병들이 7일 얌비오에서 석방을 축하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얌비오/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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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째 내전을 벌이고 있는 남수단에서 7일 소년병 311명이 풀려났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번 규모는 내전이 발발한 이래 두번째로 큰 규모이지만, 여전히 1만9천명 이상의 소년·소녀가 정부군과 반군에 소속돼 전쟁에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남수단임무단(UNMISS)은 이날 성명을 내고 소녀병 87명과 소년병 224명이 “총을 내려놓았다”며, 몇 주 안에 최소 700명의 소년병이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무단 단장 데이빗 시어러는 “어린이는 총을 들거나, 누군가를 죽여서는 안된다”며 “어린이는 놀고, 배우며,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주변 어른들에게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지금까지 약 2천명의 소년병을 석방시켰고, 이들 중 13세 미만이 10%를 넘는다.
남수단 에콰토리아 얌비오에선 이날 소년병들의 석방을 축하하는 행사가 벌어졌다. 10살 때 무장단체에 납치돼 내전에 투입됐던 크리스토퍼(17)는 “그들은 내 어머니까지 죽이라고 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이 총을 쏘지 않으면 내가 죽을 상황이었고, 나는 신에게 용서해달라고 빌었다. 다행히 방아쇠가 말을 듣지 않아 어머니는 무사히 도망쳤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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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 소년병들이 7일 얌비오에서 석방을 축하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얌비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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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풀려난 소년병은 3개월분의 식량을 배급받고 가족에게 돌아간다. 심리 치료도 제공 될 전망이다. 유엔아동기금 아동보호담당관인 앤 하지크로스는 “만약 평화가 유지되지 못한다면, 사람들은 다시 수풀로 돌아갈 것이고 우리는 이 아이들을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아프리카 담당관인 마우시 세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소년병 징집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은 수단 남부 전쟁에 대한 어떤 죄값이 치러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며, 아이들에 대한 이 전쟁의 끔찍한 비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통령 타반 덩 가이는 “소년병들의 석방은 평화의 신호”라고 강조했다.
남수단은 2011년 7월9일 수단으로부터 분리돼 독립했다. 2013년 12월 살바 키르 마야르디트 대통령이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을 쿠데타 혐의로 기소하면서 내전이 발발했다. 2015년 8월 평화 협정을 위한 시도가 시작됐으나 실패했고, 내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 기간동안 수만명이 사망했고, 인구 1200만명의 4분의 1가량이 피난민으로 전락했다. 600만명이 인도주의적 원조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120만명 이상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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