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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12.08 17:57 수정 : 2005.12.08 18:35

무슬림형제단 돌풍·폭력사태속 총선 막내려 24년 강권통치 뚫고 실질적 최대야당 등장 “무바라크·미국 당황”… 아랍권 파장 주시

이집트 총선이 7일 이슬람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의 돌풍과 폭력사태 속에 막을 내렸다.

3단계로 나눠 치러진 총선의 마지막 결선투표가 북부 알렉산드리아 등에서 진행되는 동안 경찰이 쏜 총에 맞아 14살 소년 등 8명이 숨졌다고 <에이피(AP)통신> 등이 전했다. 경찰은 무슬림형제단 지지자들의 투표를 막기 위해 투표소 주변을 봉쇄했고, 이를 뚫으려는 시위대들도 돌과 화염병을 던지면서 충돌했다.

이번 선거에서 무슬림형제단은 정치활동이 금지된 불법 정당이라는 한계 속에 무소속으로 150여곳에만 후보를 냈지만, 이집트 정치판도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8일 이집트 선관위는 초기 개표결과 3단계 총선에서만 무슬림형제단 후보가 적어도 6명 당선됐다고 발표했고, 무슬림형제단은 최소 11명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무슬림형제단이 확보한 의석 수는 82~87석으로, 현재 17석인 의석을 5배 이상 늘렸다. 물론 454석중 300여석 이상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끄는 여당 국민민주당(NDP)에 돌아갔지만, 이집트 역사상 가장 강력한 야당이 등장한 셈이다.

무슬림형제단

의회내 야당 본격 등장= 24년째 집권하고 있는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처음으로 의회에서 실질적인 야당과 맞부딪치게 됐다. 이집트 의회는 예산심의권이나 장관 해임 의결권도 없이 대통령의 ‘거수기’라는 비난을 받아왔으나, 무슬림형제단은 의회를 기반으로 개혁을 추진하고 시민권을 향상시키겠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합법화될 경우 이들은 다음 대선에 후보를 낼 수 있는 의석을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무슬림형제단의 돌풍에 대해 이집트 정부가 당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집트 정부에 이른바 ‘중동민주화’ 개혁을 압박해온 미국으로서도, 오히려 미국 정책에 적대적인 세력이 힘을 얻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됐다.

<비비시(BBC)>는 자국내 이슬람주의 부상을 억압해온 아랍권 전체가 이번 결과를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기준 최대 아랍국가인 이집트는 아랍권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쳐왔고 특히 요르단과 시리아, 모로코 등 여러 아랍국가에 무슬림형제단 조직이 있다.


개혁과 보수의 갈림길= 무슬림형제단이 의회를 발판으로 어떤 정치적 모습을 보여줄지가 중동 전역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부나 세속적 지식인들은 ‘이슬람식 개혁’을 주장하는 이들이 ‘신정정치’를 하려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관영 언론들에는 무슬림형제단 지도부가 나치 유니폼을 입고 있는 비판기사가 실리기도 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러나, 무슬림형제단 지도부는 이슬람법에 근거한 사회건설을 목표로 내세우면서도 세속주의와의 공존과 근대 민주주의 원칙을 수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중산층과 교수, 의사, 엔지니어, 변호사들이 무슬림형제단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무슬림형제단의 약진이 이집트 의회를 활성화시키면서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민주개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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