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각의 소집..총리 권한 부총리에 이양
강경파 "샤론 수술은 '신의 선물'"
(카이로 AP=연합뉴스)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가 4일(현지시간) 출혈성 뇌졸중으로 입원해 수술을 받자 이스라엘은 긴박하게 움직였다.
또 팔레스타인 등 주변국들도 샤론 총리의 건강상태에 따라 향후 이스라엘과 중동지역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사태를 예의 주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샤론 총리 입원 이후의 대응책 논의를 위해 5일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했다고 발표했다.
비상 각료회의는 샤론 총리 입원 이후 총리직을 이양 받은 에후드 올메르트 부총리가 주재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 각료회의는 샤론 총리 수술 시작 이후 2시간만에 소집됐다.
오는 3월 총선을 앞두고 치열하게 경합해 온 이스라엘 정치권은 이날 한목소리로 샤론 총리의 쾌유를 기원했다.
대 팔레스타인 강경책을 주장하며 샤론 총리와 결별한 베냐민 네타냐후 리쿠드당 당수는 "이스라엘 전 국민과 마찬가지로 샤론 총리의 무사 회복을 빈다"고 기원했다.
모셰 카차브 대통령과 토미 라피도 시누이당 당수도 성명을 내고 샤론 총리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 반면 이스라엘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해 온 팔레스타인측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일부 강경론자는 자신들과 대치해 온 샤론 총리의 입원을 "신의 선물"이라고 반겼다. 일부 온건론자들은 가자지구 철수 등 최근의 행보를 감안한 듯 "샤론 생존이 우리에게 유리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시리아의 지원을 받는 단체인 팔레스타인 해방대중전선 지도자인 아흐메드 지브릴은 "신은 위대하다. 학살자에게 정확히 복수를 하신다. 새해 선물을 주신 신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라지 알-사디란 이름의 팔레스타인 주민은 아랍 위성방송 알-아라비야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실시된 가자지역 철수를 언급하며 "샤론은 팔레스타인의 모든 땅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지 않은 첫 이스라엘 지도자"라고 평가했다. 샤론의 입원으로 인해 오는 25일 실시 예정인 팔레스타인 총선과 3월 이스라엘 총선의 연기 가능성도 대두되는 등 정치권도 소용돌이치고 있다. 하마스의 지도자인 오사마 함단은 "이스라엘의 문제가 팔레스타인 총선 연기를 정당화해주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레바논의 아스-사피르 신문의 사테흐 누레딘 편집국장은 "이것은 큰 사건이다"라며 "샤론 총리가 사망하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선거 연기는 물론 안보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그는 사태 파장이 중동 전체로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현재 중동 문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문제로 국한돼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choina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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