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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04 00:59 수정 : 2006.02.04 11:54

35년 선령 노후선박..생존자 화재 증언 잇따라
1천명 이상 사망 또는 실종

승객과 승무원 1천400여명을 태우고 사우디 아라비아를 떠나 이집트로 가던 대형 여객선 1척(1만1천800t급)이 홍해에서 침몰해 1천명 이상이 사망 또는 실종되는 최악의 해상재난사고가 발생했다고 이집트 관영 메나(MENA) 통신이 3일 보도했다.

구조대는 35년 선령의 '알-살람 보카치오 98호'가 침몰한 바다에서 최소 185구의 사체를 인양하고 314명을 생존자를 구출했다.

이 배의 생존자들은 배가 침몰하기전 화재가 발생했다고 진술, 화재가 침몰사고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집트 해운항만청은 2일 오후 7시께 사우디의 두바항을 출발한 뒤 실종된 여객선 `알-살람 보카치오 98'호가 이집트의 홍해연안 도시 후르가다에서 약 95㎞ 떨어진 홍해 상에서 침몰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고 해역은 수심이 최고 1천m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살람 보카치오 98호는 당초 3일 오전 3시께 두바항으로부터 해상 직선 거리로 약 200㎞ 떨어진 이집트의 사파가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사파가항은 카이로에서 동남쪽으로 600㎞ 가량 떨어진 항구도시다.


사고 여객선은 2일 저녁 두바항을 출발한 뒤 레이더상에서 갑자기 사라져 이집트와 사우디 해안경비대가 밤샘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이집트 당국은 헬기와 프리깃함 4척을 급파해 사고해역 부근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폭우와 강한 바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우기 이날 해가 지면서 구조ㆍ수색 작업이 사실상 중단되고 사고발생 만 하루가 지나면서 더이상 생존자가 구조될 가능성이 희박해져 최종 사망자 수가 1천명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된다.

로이터통신은 이 배에 주로 이집트인인 1천272명의 승객과 승무원 100명이 타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배에는 또 자동차가 220대 실려있었다.

침몰 원인은 즉각 알려지지 않았지만 테러공격에 의한 침몰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집트 교통부는 배가 침몰하기전 화재가 발생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라 이 화재가 침몰의 원인이 됐는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배에 승선했던 아테프 아베드 라보는 배가 사우디를 떠난지 2시간 반쯤 지난 오후 10시께 엔진실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새벽 2시에 배가 침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으며, 또다른 생존자는 "화재가 발생한 뒤에도 항해를 계속했다"며 침몰사고가 인재였음을 시사했다.

한 생존자는 "화염에 휩싸인 타이타닉호 같았다"고 말한 것으로 AP통신은 전했다.

현지 언론은 사고선박이 두바항을 출발할 때 사우디 서부 사막지역에서 모래바람이 심하게 불고, 홍해의 파도가 높았다면서 기상악화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도 제기했다.

이집트 대통령실의 한 대변인은 배가 순식간에 침몰했고 구명보트가 충분하지 않았던 점으로 미뤄 안전기준을 충족했는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영국 해군과 바레인에 주둔한 미 5함대는 이집트 당국의 구조ㆍ수색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각각 전함과 해상정찰기를 사고해역으로 보냈다.

길이 118m, 폭 24m인 사고선박은 파나마 선적으로 1971년 이탈리아에서 건조됐고, 지난해 6월 국제기준에 따라 실시된 구조검사를 통과했다고 선주회사 측은 밝혔다.

AFP통신은 사고 여객선은 탑승가능 인원을 최고 3배까지 늘리기 위해 갑판을 2개층 더 올리는 등의 구조변경이 이뤄진 선박이라고 전했다.

선주회사측의 대리인은 사고선박의 정원이 2천500명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웹사이트에는 정원이 승객과 승무원을 합해 1천487명이라고 밝혀놓고 있다.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세계 대형 여객선 침몰사고 약사

성지 순례객 등 1천400여명을 태운 이집트 여객선 `알-살람 98'이 홍해 상에서 침몰해 상당수 승객이 익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집트 관영 MENA 통신이 3일 보도했다. 다음은 영국 BBC방송이 보도한 세계의 주요 여객선 침몰사고 약사.

▲ 1912년: 영국 타이타닉호 침몰, 1천503명 사망.
▲ 1948년: 중국 키앙야호 침몰, 3천920명 익사.
▲ 1954년: 일본 토야마루호 침몰, 1천172명 희생.
▲ 1987년: 필리핀 도나 파즈호 침몰, 4천375명 사망.
▲ 1991년: 이집트 살람 익스프레스호 침몰, 464명 익사.
▲ 1994년: 에스토니아 에스토니아호 침몰, 852명 사망.
▲ 1996년: 탄자니아 부코바호 침몰, 500명 이상 희생.
▲ 2002년: 세네갈 줄라호 침몰, 1천800명 이상 사망.
▲ 2006년: 이집트 알-살람 98호 침몰, 승객.선원 1천406명 탑승

j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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