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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0 18:38 수정 : 2006.02.20 18:38

반정부 세력의 공격 표적된 친미파

‘미국’이라는 단어도 꺼내기 힘들어지는 최근 이슬람권에서 ‘미국의 동맹’을 자처하는 페르베즈 무샤라프(52) 파키스탄 대통령이 위기의 파도를 넘을 수 있을까?

무샤라프 대통령은 19일 최근 일주일 동안 시위를 벌여온 주모자 수백명을 체포하고 이슬라마바드를 봉쇄하도록 보안군에 명령했다. 파키스탄 보안군은 모래주머니 등으로 수도 주변을 에워싸고 주요 도로들을 모두 통제했다고 <에이피(AP)통신> 등이 보도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와 최대도시 카라치 등에서는 1주일 넘게 미국계 패스트푸드점과 상점 등을 공격하는 시위가 계속됐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이슬람주의 반정부 세력들이 만평사태에 대한 파키스탄인들의 분노를 무샤라프 대통령의 ‘친미·세속주의 정책’에 대한 공격으로 폭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중동에서 미국의 최대 동맹세력이었다가 이슬람혁명으로 무너진 이란의 전제군주인 샤의 운명을 피해갈 수 있을지 시험대에 서 있다고 묘사했다.

군부 출신 무샤라프 대통령은 99년 무혈 쿠데타로 집권했다. 정통성 시비에 시달렸으나, 9·11 동시테러를 계기로 ‘테러와의 전쟁’에 동참하면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았다.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 기지를 제공하고 탈레반과 알카에다 세력 소탕작전을 벌이면서 미국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지원을 받고 있다. 또 서구식 ‘계몽적 근대화’를 외치며 이슬람에 근거한 보수적 사회를 ‘수술’하겠다고 나섰다. 지난달에는 남녀 혼성 마라톤 대회를 열었다가 큰 논란을 일으켰다. 두번의 암살위기 등 정치적 위기도 있었지만, 그는 군부의 확고한 지지를 바탕으로 비판을 억눌러왔다.

그러나, 정부의 영향력이 미약한 북부 아프간 접경지역과 지방의 종교학교(마드라사) 등에서 힘을 키우는 이슬람주의 세력들은 점점 거센 도전이 되고 있다. 이슬람주의 야당 세력들은 무샤라프 대통령을 ‘서구의 푸들’로 비난한다. 만평 항의시위를 주도하다 가택연금된 이슬람주의 단체 ‘자마아트 에 이슬라미’ 대표인 가지 아흐메드는 “무샤라프는 서구의 대표로서 이슬람 가치에 반하는 싸움을 하고 있다”며 전국적인 대통령 퇴진운동을 경고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3월 파키스탄 방문을 앞두고, 이들의 공방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부터 5일 동안 전통적 우방인 중국을 방문 중인 무샤라프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등과 만나 ‘반테러 작전’과 핵협력 등을 논의한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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