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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2.24 22:09 수정 : 2006.02.24 22:09

한 강경 힌두단체가 인도 최고의 예술가로 손꼽히는 현대미술의 거장 마크불 피다 후사인(90)의 목에 5억1천만루피(한화 112억원 상당)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는 후사인이 최근 `마더 인디아(Mother India.모든 사물에 영혼이 있는 것으로 믿는 인도인들의 사고체계)'를 모욕하는 그림을 그렸기 때문.

인도힌두민법위원회(IHPLB)는 24일 우타르 프라데시주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누구라도 후사인을 살해하면 5억1천만루피를 주겠다"고 밝혔다.

성명은 또 "덴마크 만평가를 제거하는 사람에게도 같은 액수를 주겠다"면서 "우리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를 차별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성명은 "우타르 프라데시 주정부의 모하메드 야쿠브 장관이 직접 이 일을 수행하면 그에게는 상금의 배인 10억2천만루피를 주겠다"고 덧붙였다.

주정부에서 소수민족과 이슬람 성지순례 업무를 맡고 있는 야쿠브 장관은 지난 17일 마호메트 만평가를 살해하면 5억1천만루피와 자신의 몸무게에 해당하는 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던 인물.

IHPLB는 종교를 차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야쿠브 장관과 같은 액수의 상금을 내건 것을 보면 그에 대한 야유성이 가미된 것으로 보인다.

야쿠브 장관의 발표 이후 우타르 프라데시주의 이슬람 법정은 만평가에게 사형을 선고했으나 이슬람회의기구(OIS)는 지난 21일 이 판결이 이슬람의 본질에 위배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한편 문제가 된 후사인의 작품은 쓰나미 희생자들을 돕기 위한 경매용으로 그리고 있는 가장 최근 그림으로, 작가는 바퀴를 배경으로 해서 여성의 나신을 그리고 몸안에는 일부 주의 이름을 새겨 넣었다.

통상 마더 인디아는 윤회를 상징하는 바퀴 앞에서 사리를 입은 여성의 모습인데 작가가 `전위적 표현'을 위해 사리를 벗긴 것이 문제가 됐다.

이에 한 힌두단체가 후사인을 경찰에 고소했고, 작가는 곧바로 이 작품을 경매 에서 제외했지만 마호메트 만평과 마찬가지로 일부 힌두교도들 사이에서는 그에 대한 분노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지난 2004년 인도의 한 사업가에게 10억루피에 그림 100장을 그려주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해 엄청난 화제를 모으기도 했던 후사인이 작품과 관련해 시비에 휘말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힌두 정치인들과 사회단체는 벌거벗은 힌두 신들을 그리기를 즐기는 후사인을 수시로 공격하고 있으며, 10여년 전에는 뭄바이에 있는 그의 자택이 극우 힌두주의자들의 공격을 받기도 했다.

무슬림인 그는 극장 간판을 그리는 것으로 화가의 첫발을 내디뎠으며, 인도 미 술계에서 독학으로 입신의 경지에 오른 최고의 거장으로 꼽힌다.

http://blog.yonhapnews.co.kr/wolf85/

정규득 특파원 wolf85@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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