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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4.16 14:29 수정 : 2006.04.16 14:29

대만 정가가 지난 99년 한국의 `옷로비 사건'을 연상케 하는 퍼스트 레이디의 백화점 상품권 수뢰 의혹으로 떠들썩하다.

리촨자오(李全敎) 국민당 입법위원의 폭로로 시작된 이 사건은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의 부인 우수전(吳淑珍) 여사가 해당 백화점에서 고액의 물품을 샀다는 증언까지 나오면서 의혹이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의혹은 지난 2002년 타이베이 소고백화점의 경영권 분쟁 당시 수세에 몰려있던 소고백화점 및 태평양건설그룹 전 회장인 장민창(章民强)이 천저난(陳哲男.구속) 전 총통부 부비서장에게 구명을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총통부에서 천저난을 만난 장민창은 리헝렁(李恒隆) 사장을 통해 천저난에게 2천만대만달러를 건넸고 이와 함께 880만대만달러 어치의 백화점 상품권이 우수전 여사에게 전달됐다는 것이 리 위원의 주장.

리 위원은 "총통 비서실장과 총통 부인까지 각종 부패 사건에 연루돼 있는 총통부는 검은 돈이 몰려드는 `복마전'"이라며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총통부는 리 위원의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펄펄 뛰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천 총통도 성명을 통해 "만약 총통 일가중 누구라도 상품권 전달자로 거론되고 있는 인사들로부터 상품권을 수수한 사실이 밝혀진다면 총통직에서 사퇴할 것"이라고 배수진까지 쳤다.

그러나 최근 소고백화점의 한 여직원이, 우 여사가 지난 2003년 상반기에 2차례에 걸쳐 상품권으로 침구류 등 24만대만달러(700만원) 상당을 사용했다고 증언, 우 여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우 여사는 이들 상품권이 자신이 직접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과거에 백화점에서 무엇을 샀는지 기억을 더듬고 있는중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사고로 인한 하반신 장애인인 우 여사는 대만에서 `민주 영부인'으로 불리며 비교적 깨끗한 이미지를 유지해왔으나 이번 상품권 로비 의혹으로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최근 대만에서 여론조사 결과 52%가 우 여사가 직접 상품권을 구매했다는 말을 믿지 못한다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치 지난 99년 고관대작 부인들이 대거 연루됐던 `옷로비 사건'으로 한국이 떠들썩했던 상황을 연상시킨다.

홍콩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은 16일 리덩후이(李登輝) 총통시절의 부패에 이어 대만에 또다시 `검은돈' 정치가 등장하면서 "돈만 있으면 안될 것이 없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정주호 특파원 jooho@yna.co.kr (홍콩=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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