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12 16:33
수정 : 2006.05.12 16:33
휴전협정 4년만에 최악의 유혈충돌
스리랑카 정부군과 타밀반군(LTTE) 사이에 2002년 휴전협정 체결 이후 최악의 유혈충돌이 발생, 해군병사 17명과 반군 5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반군은 정부군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을 선언, 평화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지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타밀반군은 11일 오후 북동부의 트린코말리 인근 해상에서 근무교대를 위한 병사와 휴전감시단 요원 등 710명을 태우고 가던 해군 함대에 공격을 가해 초계정 1척을 침몰시켰다.
이에 군당국은 즉각 보복 공격에 나서 반군들이 타고 있는 15척의 무장 보트 가운데 5척을 침몰시키고 3척을 부분 파손시켰다.
침몰된 해군 초계정에는 장교와 사병 등 17명, 반군 보트에는 50여명이 각각 타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군 관계자는 "6척의 초계정 가운데 1척이 반군 자살보트의 공격을 받고 가라앉았다"고 밝히고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 잔해를 찾지 못했고 실종자들도 모두 사망한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반군들이 통상 한 보트에 10-12명을 승선시키는 관례로 볼때 그들도 최소한 5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군당국은 해상전투 직후 반군 거점인 북동부 지역에서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으나 이로 인한 희생자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스리랑카 정부는 성명에서 "이번 사태는 휴전협정의 명백한 위반이자 치명적인 공격이었다"며 반군측을 강하게 비난했다.
정부는 또 "북동부 지역에 대한 공습은 정부군의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반군이 공격을 중단하면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연합의 휴전감시단도 "이런 식의 무분별한 공격은 유혈충돌의 격화와 적대감만 확대시켜 결국은 평화회담 자체를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강도높은 어조로 비판했다.
이에 앞서 스리랑카에서는 지난달 초부터 정부군과 타밀반군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최소 150여명이 사망하는 등 내전 발발의 위기가 고조돼 왔다.
특히 이번 사태는 지난주부터 스리랑카를 방문해 마힌다 라자파크세 대통령과 반군 지도부를 잇따라 만난 아카시 야스시 일본 정부 특사의 평화중재 노력이 사실상 실패한 직후에 발생한 것이다.
아카시 특사는 지난 9일 LTTE의 정치담당 국장인 타밀셀반과 만났으나 협상 테이블에 복귀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
이와 관련, 그는 10일 콜롬보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군과 타밀반군의 관계가 2002년 휴전협정 이후 최악의 상태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반군은 12일 인터넷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북동부 해안에 접근하는 해군 함정에 대해서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휴전감시단 요원들도 해군의 배를 타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스리랑카 정부는 이날 수도 콜롬보 전역에서 중무장한 군경을 대거 배치한 상태에서 검문검색을 강화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http://blog.yonhapnews.co.kr/wolf85/
정규득 특파원
wolf85@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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