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6.05.27 18:07
수정 : 2006.05.27 18:07
1천325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중간 집계된 27일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지진은 가장 취약한 조건 속에서 일어나 피해가 막심했다.
규모 6.2의 지진이 대표적 관광지인 요갸카르타 남서쪽 25km 지점의 인구 밀집지역을, 주민들이 채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새벽 5시54분에 강타한 것이다.
목격자들은 지진이 새벽에 도시를 흔들어놓은 뒤 무너지는 건물들 속에서 주민들이 빠져나왔다고 진술했다.
현지에서 어린이 구호활동을 해온 브룩 위즈만 로스는 "엄청난 지진이라고 직감했다. 이곳 주민들이 겪어온 지진들보다 훨씬 컸다"고 말했다.
로스는 "침대에 누워있는데 몸이 흔들렸다. 이어 가구들이 떨어졌고 호텔방에서 콘크리트 덩어리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공포에 질린채 잠옷 바람으로 뛰쳐나왔다"고 말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전했다.
그는 요갸카르타가 광범위한 피해를 당했으며 작고 낡은 가옥들 상당수가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인명과 재산 피해는 인근 도시인 솔로와 반툴에서도 속속 보고됐다.
요갸카르타 안팎의 병원들로 실려오는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전체 사망자수는 걷잡을수 없이 불어났다.
현지 라디오 방송은 밀려드는 부상자를 치료해줄 의사가 부족하다고 호소했다.
구급차가 부족해 부상자들은 화물차, 버스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일부는 걸어서 온 경우도 있었다.
요갸카르타 시내 베드세다병원의 장례 관계자는 "대부분이 머리를 다쳤다"면서 "밀려드는 부상자들이 줄어들지를 않는다.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진 때문에 부상자들을 병원 바깥으로 옮겼으며, 이로 인해 수술까지 방해받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병원 직원들도 진동을 감지될 때마다 건물 밖으로 뛰쳐 나온다"고 말했다.
집을 빠져나온 주민들로 사원, 교회, 병원은 붐볐다.
교회로 대피한 주민인 헨드라는 "아직도 무섭다.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두려워했다.
인도네시아는 지난 2004년 12월 자국 해역 일대에서 발생한 강진과 뒤따른 쓰나미로 인도양 일대에서 수십만명이 목숨을 잃은 악몽에 시달려온 곳이다.
요갸카르타는 이달 초 폭발 위험으로 주민 수만명에게 소개령이 떨어졌던 메라피 화산의 근처이기도 하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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