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지역서 불과 38km 거리
진원 얕고 도심 인근 피해 커
27일 새벽 인도네시아 자바섬 족자카르타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이 사상자를 늘리면서 인근 메라피 화산 폭발 가능성까지 겹쳐 메가톤급 재해로 발전할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미 최소 3875명의 공식 사망자와 수만명의 부상자를 낸 이번 지진은 2004년 12월 지진해일(쓰나미) 사태 이후 최악의 재해로 기록되고 있다. 이번 지진은 진원이 불과 지하 10㎞의 얕은 곳에 자리잡은 수평 단층형으로,1995년 일본의 한신 대지진과 거의 같은 형태라고 일본 지진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리히터 규모 6.3 지진이나, 진원이 얕은데다 진앙지가 인구 150만명이 넘는 족자카르타에서 25㎞밖에 떨어지지 않아 38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명피해의 대다수가 발행한 족자카르타의 반툴에서는 이 지역 전체 가옥의 80%가 파괴됐다.
일본의 한 지진 전문가는 “이번 인도네시아 지진 화면을 보면 단단한 기둥이 있는 건물은 버텼지만 벽돌집들은 대부분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가옥에 흔히 쓰이는 벽돌은 낮은 온도에서 구워 부서지기 쉬운데다, 목조로 된 가옥이 많아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자고 있던 새벽에 지진이 발생한 것도 피해가 커진 이유다.
지난 몇 주 동안 폭발 기미를 보였던 메라피 화산이 이번 지진으로 폭발이 촉진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불의 고리’라고 불리며 500개의 인도네시아 화산 중 가장 강력한 화산인 해발 2968m의 메라피 화산은 지진피해 지역에서 38㎞ 떨어져 있다. 인도네시아 국립지리원 연구원인 프리야디 카르트노는 현지 언론에 “진원지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메라피 화산이 이번 지진 발생에 영향을 주지는 않았으나, 이 지진이 화산활동에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에너지부의 지질담당 관계자인 밤방 드위얀토는 메라피 화산 정상 부근에 형성되는 “반구형의 용암덩어리의 활동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화산 폭발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메라피 화산이 마지막으로 폭발한 것은 1994년으로 당시 60명이 숨졌으며, 1930년 폭발 당시에는 무려 1300명이 숨졌다. 지난 15일에도 메라피 화산은 산 아래 4㎞ 지점까지 뜨거운 용암을 흘려보내 당국은 2만여명을 안전지대로 대피시킨 바 있다.
27일 강진 발생 후 74차례 여진이 관측됐으나 리히터 규모 4.5 이상의 강진은 세 번뿐이다. 인도네시아 기상청은 일단 “대규모 지진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번 지진에서는 거대한 지진해일을 일으킨 2004년 말 수마트라 지진과 달리 수평 방향으로 단층이 발생해 지진해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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