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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06.08 18:31 수정 : 2006.06.08 22:31

국민당·친민당 ‘총통소환’ 공세
가결 어렵지만 “입지 악화될 것”
미국·중국 사임 가능성에 촉각

대만 정국이 천수이볜 총통에 대한 야당의 탄핵 결의로 요동치고 있다. 야당들은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의석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으며, 여권 안에서도 천 총통에 대한 반란표가 꿈틀거리고 있다. 이는 중국-대만 관계뿐만 아니라 미국-대만 관계에도 큰 파장을 끼칠 전망이다.

대만 제1야당인 국민당은 제2야당인 친민당에 이어 7일 천 총통에 대한 탄핵을 결의했다. 마잉주 국민당 주석은 이날 긴급 집행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우리는 그동안 천 총통의 자발적 퇴진을 촉구했으나 유감스럽게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이제 그를 소환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고 밝혔다.

야당들은 집권당인 민진당과 범여권 세력인 대만단결연맹(대단련)의 반란표에 승부를 걸고 있다. 탄핵안을 가결하려면 국회 재적(221석)의 3분의 2(14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국민당(88석)과 친민당(23석)의 의석은 111석에 불과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야당은 민진당(87석)과 범여권 세력인 대만단결연맹(12석)에서 무더기 반란표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중국시보>가 한 여론조사를 보면, 야당의 탄핵안 발의에 대해 찬성이 36.7%로, 반대 34.3%보다 높다.

대만 언론들은 여권의 실력자인 뤼슈롄 부총통이 국민당 소속의 왕진핑 입법원장과 비밀동맹을 맺고 천 총통 탄핵안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천 총통의 정치적 아버지인 리덩후이 전 총통도 “지도자가 잘못되면 바꿔야 한다”며 천 총통과 결별을 선언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국회에 탄핵안이 상정되는 것 자체로 천 총통의 입지가 극도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립 양 타이완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서 “야당의 전략은 사임 압력을 강화해 천 총통의 당내 입지를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천 총통은 최근 가족과 측근들의 잇따른 비리에 몰려, 지난 1일 쑤전창 행정원장에게 내각지명권을 포함한 일부 권력을 넘기겠다고 발표하는 정치적 수습책을 내놓았으나, 야당들은 ‘불충분한 양보’라며 일축한 상태다.

미국은 대만 전문가인 레이먼드 버그하트 미국대만협회 회장을 7일 대만에 보내 천 총통을 비롯한 대만 정계 인사들과 긴밀한 접촉에 나섰다. 미국대만협회는 미국과 대만의 정부간 접촉을 수행하는, 사실상 ‘타이완 주재 미국대사관’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버그하트 회장의 보고서가 향후 미국 정책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도 천 총통을 둘러싼 대만 정국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천 총통은 2004년 재선 이후 대만 독립 행보를 가속화해, 중국과 마찰을 빚고 있다. 한 정치분석가는 “대만의 정치적 불안정이 미국과 중국 외교당국의 비밀스런 게임을 촉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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