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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 임상실험에 참가했던 뉴질랜드인 암에 걸려 |
영국에서 실시된 신약 임상 실험에 참가했던 뉴질랜드인이 암에 걸린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뉴질랜드 신문들은 7일 뉴질랜드 캔터베리 대학생이었던 데이비드 오클리(35)가 다른 5명과 함께 지난 3월 독일 제약회사 '테게네로'가 만든 'TGN1412'라는 약의 임상 실험에 참가했다 머리가 크게 부어오르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등 끔찍한 약화를 겪은 데 이어 이제는 암 진단을 받고 투병중이라고 밝혔다.
TGN1412는 백혈병,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등을 치료하기 만든 약으로 당시 임상 실험에 참가했던 6명은 이 약을 투여받은 지 수 분만에 모두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머리가 코끼리처럼 크게 부어오르는 등 엄청난 부작용을 겪었었다.
신문들은 오클리가 카트리나라는 여성과 결혼을 앞두고 집을 사는데 보태려고 6천100 뉴질랜드달러를 받고 임상실험에 참가했었다며 그러나 약화로 고생을 하면서 샀던 집도 날려버렸다고 카트리나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카트리나는 "남편을 말렸어야 하는 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을 후회하고 있다"며 "우리는 달콤한 꿈을 간직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모든 꿈이 다 깨져버렸다"고 말했다.
카트리나는 남편이 약의 부작용으로 고생을 하다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의사들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러나 결혼을 한 지 두 달여만에 남편이 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의 면역학자인 리처드 파월은 임상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평생 동안 자기면역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면서 오클리의 암 진단은 그 같은 징후가 현실로 나타난 경우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트리나는 "우리들의 미래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있다"면서 "암에 대한 공포는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오클리는 "암에 걸렸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정말 두려웠다"면서 "카트리나와 결혼해 6개월쯤 뒤에 아기를 가지려고 했는데 이제는 모든 꿈이 깨져버렸다"고 말했다.
오클리는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약을 개발한 테게네로는 이미 파산해버렸고, 이 약을 실험했던 '파렉셀'은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임상실험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보험회사로부터 3만달러씩의 보상을 받았으나 자신들이 받은 고통에 대한 보상으로는 어림도 없다며 각각 1천500만 달러씩의 손해 배상을 받아내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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