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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 고이즈미의 야스쿠니 참배 5대 논리 공박 |
"고이즈미의 억지 논리는 공리(公理)를 절대 이길 수 없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5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직후 낸 이런 제목의 논평을 통해 그의 참배 정당화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화통신이 지적한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논리는 신사 참배가 개인의 자유이자 일본의 내정이며 중일관계와 무관하다는 것, 한국과 중국만이 이에 반대한다는 것, 그리고 참배가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논평은 이 다섯 가지가 모두 억지라면서 먼저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개인의 자유가 아니라 일본이라는 국가의 의지를 대표하는 것으로, 이런 중요한 정치 원칙상 문제를 개인의 자유로 돌리는 것은 매우 무책임하다고 비난했다.
특히 고이즈미가 2001년 4월 자민당 총재 경선 때 신사 참배를 공약한 점을 생각한다면 참배는 분명한 정치행위이며 결코 개인의 사적인 행동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논평은 이어 야스쿠니 신사에는 극동국제군사법정이 죄를 물은 도조 히데키 등 14명의 A급 전범들이 합사돼 있기 때문에 일본 지도자가 이를 참배하는 문제는 단순한 일본 내정의 범위를 넘어 국제정의 및 인류양심과 관련돼 있다고 말했다.
참배가 중일관계와 무관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도조 히데키 등 A급 전범 중 4명은 관동군 참모장과 사령관으로, 그들이 중국 인민에 범한 죄상을 생각할 때 중국의 참배 반대는 당연한 것이고 참배가 중일관계와 무관하다는 주장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논평은 한국과 중국만이 참배를 반대하는 주장과 관련, 지난 6월 고이즈미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헨리 하이드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장이 데니스 해스터드 하원 의장에게 보낸 서한 내용을 밝히는 것으로 반박을 대신했다.
하이드 위원장은 이 서한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그의 의회 연설을 허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고이즈미 총리의 참배 행위는 아시아의 침략 피해국가뿐 아니라 일본내에서도 비난받고 있고 미국, 유럽, 아프리카의 많은 정치가와 국민들로부터도 비난받고 있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참배가 평화를 위한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논평은 야스쿠니 신사가 종전 이전 군국주의 국가 시절의 시설로 전후 A급 전범을 합사한 시설인 데다 이를 통해 전쟁을 미화하고 그들의 희생으로 평화를 얻었다는 기만적 선전을 함으로써 오히려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신화통신은 "고이즈미가 주판을 잘못 놓았다"면서 스스로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억지 논리로 재차 신사를 참배해 스스로의 이미지에 더 짙은 먹칠을 했다고 지적하고 그의 행위는 일본과 아시아 관계사에 있어 '반면교사(反面角色)'가 될 것이라는 말로 논평을 맺었다.
박기성 특파원 jeansap@yna.co.kr (베이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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