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이슬람정책·인도 편들기가 반감 불러
무샤라프 정권, 정치목적 위해 무장단체 방조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의 맹방인 파키스탄이 최근 미국행 비행기 동시테러 음모가 적발되면서 오히려 ‘테러와의 전쟁’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9·11 이후 미국이 무차별적으로 전개하는 ‘대테러 전쟁’으로 반미감정이 고양된데다, 이슬람 정서를 교묘히 활용하는 무샤라프 정권의 정략 등으로 서방에 대한 반감이 더 커지면서 이슬람 과격파가 득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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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미르 지하드도 한몫 =인도와 영토 다툼을 벌이고 있는 카슈미르 문제도 또 다른 축이다. 파키스탄 정권은 현재 전세계적인 지하드 단체인 알카에다와 싸우고 있으나, 자신들은 정작 또 다른 지하드 단체를 방조하고 있다. ‘순수군’이란 의미의 ‘라슈카르-에-토이바’ 등 여러 단체들이 카슈미르의 이슬람 무장단체 투쟁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최근 불법단체로 규정된 ‘순수군’의 책임자 하피즈 사이드는 지난 3월 라호르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어 공개적으로 지하드를 촉구했다. 그는 올 초 파키스탄 정권에 의해 잠시 구금됐으나, 이는 인도를 달래기 위한 미국의 요구가 막후에서 반영된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파키스탄 군부가 인도와 아프간에서 활용하기 위해 용인해왔던 이슬람 무자헤딘(전사) 양성학교도 현재 문을 닫지 않고 있다. 1만~4만개로 추정되는 파키스탄의 이슬람학교(마드라사) 몇 군데에서는 군사훈련도 시키고 있다. 탈레반 전사 수천명을 길러낸 마드라사를 졸업한 이슬람 청년들은 지금도 카슈미르와 아프간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체첸 그리고 그 너머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이달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보여준 두가지 행태는 파키스탄 이슬람 근본주의 확대를 막기가 왜 어려운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여객기 동시테러가 적발된 직후 부시는 “우리는 이슬람 파시스트와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테러와 무관한 다수 이슬람 교도들이 파시스트로 지목된 것이다. 그는 또 지난주 무샤라프에게 전화를 걸어 테러 적발에 도움을 준데 감사를 표하고 다음달 미국에 와 줄 것을 요청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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