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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0.08 18:35 수정 : 2006.10.18 10:28

카불 외곽에 있는 자히르 샤(1933~1973년 통치)의 왕궁. 거듭된 내전과 소련의 침공, 탈레반 통치, 미국 침공 등 아프가니스탄의 험난한 현대사를 거치며 폐허로 변한 궁전 앞에서 한 남성과 부인으로 보이는 두명의 여인이 아이들을 데리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아프간 침공 5년(상)끝나지 않은 전쟁


카불 중심부 ‘와지르 악바르 칸’ 지역의 미 대사관 앞에서 일어난 자살폭탄공격 현장에서 나토군이 경계를 펴고 있다.

2001년 10월7일 미국과 영국의 토마호크 크루즈 미사일이 아프가니스탄을 향해 발사됐다. 세상을 바꿔놓은 ‘테러와의 전쟁’의 시작이었다.

5년이 지난 지금 탈레반은 남동부를 중심으로 다시 세력을 모았고, 아프간인들의 삶에선 희망을 찾기 어렵다. 아프간인들의 삶은 어떻게 변했는가? 탈레반은 아프간을 다시 장악할 것인가? 아프간의 총성은 언제 멈출까? 지난 8월부터 아프가니스탄에 머물며 취재중인 프리랜서 사진기자 김주선(필명)씨의 사진을 통해 ‘테러와의전쟁’ 5년을 통과해온 아프간의 ‘전쟁과 삶’을 2회에 걸쳐 살펴본다.
편집자

수도 카불에서 멀지 않은 가즈니주에서도 탈레반의 공격과 미군의 소탕작전이 치열하다. 가즈니 시내에서 탈레반 소탕작전을 벌이는 미군 험비 차량 행렬이 지나고 있다.

판지시르 계곡에 있는 한 학교 교장이 탈레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학교 건물 폭탄 공격 현장을 보여줬다. 그는 이 학교에서 여학생도 가르치고 있기 때문에 공격 목표물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8일 오전 10시반 카불 중심가 ‘와지르 악바르 칸’에서 갑자기 펑 소리가 울렸다. 폭발물을 잔뜩 싣은 도요타 코롤라 차량을 몰던 한 남성이 미 대사관 앞을 지나던 미군 험비 차량 행렬을 향해 돌진해 미군 2명 등 16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검게 그을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주검 조각들이 길 위에 널부러졌다. 이는 수도 카불도 더 이상 탈레반의 자살폭탄공격으로부터 안전지대가 될 수 없음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자살폭탄공격은 거의 매일 카불을 비롯한 아프간 곳곳을 뒤흔들고 있다.

5년전 미국과 나토군은 ‘항구적자유작전’이란 이름으로 한달 만에 손쉽게 카불을 점령하고 탈레반 정권을 밀어냈다. 그러나, 이 작전은 지금도 끝나지 않았고, 승자도 패자도 없는 장기전으로 변했다. 남부 칸다하르와 헬만드주를 중심으로 세력을 모은 탈레반은 자살폭탄공격과 게릴라 작전으로 미군과 다국적군의 목을 조이고 있다.

아프간 침공 이후 5년 동안 미군 309명, 영국군 40명, 한국군 1명 등 다국적군 459명이 사망했다. 아프간 민간인의 희생은 더 크다. 올해 90건의 자살폭탄공격이 민간인 170여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교전과 각종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3,000명이 넘는다.

아프가니스탄은 1919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했지만 왕정 54년(1919-1973)을 제외하고는 10년을 넘긴 정부가 없다. 1973년부터 공화제, 내전, 소련 침공, 또 한번의 내전, 그리고 탈레반 치하 5년을 거쳐 2001년 미국의 침공으로 현 카르자이 정부가 세워졌다. 험난한 현대사 속에서 어느 정부도 믿고 따를 수 없었던 아프간 국민들은 카르자이 정부의 무능함에 질려 다시 반정부 무장세력인 탈레반을 받아들이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중부 가즈니주의 한 마을에서 어린이들이 미군에게 과자를 달라며 손을 내밀고 있다.

가즈니주의 한 마을에서 아프간 소녀 뒤로 미군 험비 차량에 탄 무장 군인들이 지나가고 있다.

탈레반군의 전 사령관이자 현 국회의원인 압둘 살람 라케티는 “아프간은 최악의 상황이다. 치안은 엉망이고 사람들은 직업이 없어 가난에 허덕인다. 정부는 부정부패에 찌들었다”며 혼란스런 현실이 탈레반의 역습을 불러왔다고 말한다. 라케티는 민병대 수준인 탈레반이 최첨단 무기로 무장한 미군과 나토군을 몰아내고 카불을 재점령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들이 벌이는 자살폭탄공격 전략은 불행하게도 탈레반의 힘을 과시하면서 가난에 찌들고 삶에 희망이 없는 아프간인들을 불러모으는 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옛부터 강대국의 각축장이 되어온 아프가니스탄, 미군과 나토군으로써는 떠날 수도 머물 수도 없는 나라, 이곳에서 탈레반의 악몽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김주선/프리랜서 사진기자

김주선(필명)은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타임> 등 미국, 유럽 언론들과 사진 작업을 해왔으며, 8월부터 아프가니스탄 곳곳을 취재하고 있다.

가즈니주의 미군 기지에서 미군들이 탈레반들이 활동하고 있다는 산을 향해 대포를 쏘아올리고 있다.

탈레반 활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미군들이 대포를 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지난 9월9일 카불에서 열린 마수드 장군 추모식에서 추종자들이 마수드의 초상을 들며 시위하고 있다. 마수드는 80년대는 소련 침공에 맞섰으며, 90년대엔 북부동맹을 이끌며 탈레반에 저항했던 아프간인들의 영웅이다. 그는 9·11 동시테러와 미국 침공 직전 언론인을 사칭한 이들에게 의문의 암살을 당했다.

탈레반군 사령관이었던 국회의원 물라 압둘 살람 라케티가 자택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다.


마수드 장군 추모식이 열린 판지시르 계곡, 북부동맹 마수드 장군의 무덤 앞에서 한 소년이 철조망에 기대 안을 바라보고 있다.


아프간군과 미군들이 가즈니시 꼭대기에서 시가지를 내려다보고 있다. 13세기 아프간을 침공했던 몽골군의 요새가 있던 이곳에는 옛 소련 침공 당시 버려진 탱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


총알로 한껏 치장하고 순찰에 나선 아프간 군인이 마을 주민과 함께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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