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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1.15 18:19 수정 : 2006.11.15 18:26

군부 쿠데타 이후 영국 런던, 중국 등지를 떠돌아온 탁신 시나와트라 전 타이 총리(가운데)가 14일 홍콩 중심가의 호화 쇼핑몰에서 카메라에 잡혔다. 탁신은 아직 귀국할 생각이 없으며 다음엔 인도네시아 발리로 가겠다고 말했다. 홍콩/AP 신화통신 연합

군부, 부패척결 노력에도
계엄해제 요구 등 반발 커져
탁신 귀국설도 혼란 부추겨

타이 쿠데타 두 달

9월19일 일어난 타이 쿠데타가 두 달째를 맞으면서 본격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수라윳 출라논(62) 전 육군참모총장을 수반으로 한 임시정부는 민심을 얻기 위해 부패 척결과 빈민 구제를 약속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학생과 지식인의 저항이 고개를 들고 있고, 남부 이슬람 밀집 지역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폭력시위도 잇따르고 있다. 국외를 떠돌고 있는 탁신 시나와트라 전 총리의 귀국설도 군부를 예민하게 만들고 있다.

부패척결 빈민구제로 민심 달래기= 탁신 총리 정부를 타도하고 전권을 장악한 군부는 탁신 정권의 부패상을 강조하며 구시대의 척결을 통해 민심을 얻으려 하고 있다. 군부는 9월25일 9인의 부패척결위원회를 구성해 탁신 정부의 ‘10대 부패사건’을 전면 조사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뇌물수수 문제가 불거졌던 방콕 신공항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들이 망라됐다.

위원회 관계자는 “고관들이 재산 해외 빼돌리기를 시도하면 우리는 그들의 모든 재산을 동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시정부는 또 민심을 얻기 위해 빈민 구호, 저렴한 의료수가, 농촌 발전 정책 등은 유지할 것이며, 탁신 정권의 각종 대외 계약과 투자 유치 정책도 계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방콕을 떠난 뒤 영국 런던, 중국, 홍콩 등지에서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탁신은 끊임없이 ‘귀국설’을 흘려 군부 쪽의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 아직 그에 대한 지지 세력이 강력한 북부지역으로 탁신이 귀국할 경우 타이 정국은 또 한 차례 혼란이 예상된다.

고개 드는 저항= 시민들로부터 장미꽃을 받은 ‘부드러운 쿠데타’였지만, 군부의 정권 장악이 2달째 접어들면서 군부 주도의 새 정치일정에 대한 불신도 싹트고 있다. 임시정부가 새 헌법을 기초하면서 탁신 정권의 부총리 등 낡은 인물들을 다시 불러들인 것도 이런 불신을 부채질하고 있다.

임시정부의 수라윳 총리는 1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담 참석차 출국하면서 “국가 안보를 위해 당분간 계엄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정치일정을 민간에 넘기지 않겠다는 뜻이다. 그는 “랄프 보이스 주타이 미국 대사도 아펙에서 타이의 계엄 해제 문제는 거론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며 ‘미국의 보증’을 과시했다.

이에 따라 타이의 인권단체와 학생들은 18일 수도 방콕에서 계엄령 해제와 정치활동 재개 등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쿠데타 군정이 안고 있는 또 다른 부담은 얄라, 파타니, 나라티왓 등 남부 무슬림 밀집지역 3개 주의 분리독립운동이다. 애초에 쿠데타 주동자인 손티 참모총장이 무슬림 출신이기 때문에 이 지역은 한동안 잠잠했으나, 수라윳 총리가 8일 “평화협상은 좋지만 분리는 절대 안 된다”고 발언한 뒤 남부 3개 주의 폭력사태는 희생자가 10여명 발생하는 등 점점 나빠지고 있다.

타이 국내 지식인들의 저항이 고개를 들고 남부 폭력사태가 확대될 경우 타이 군부가 벨벳 장갑 속의 철권을 꺼내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상수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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