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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6.12.16 17:19 수정 : 2006.12.16 17:19

쓰나미가 인도 남해안을 할퀴고 간 지 2년이 지났지만 생존자들은 아직도 당시의 상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남인도 타밀나두주의 자원봉사 단체인 주택ㆍ토지 권리 네트워크(HLRN)는 16일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가?'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많은 생존자들이 아직도 최소한의 기본권조차 보장되지 않는, 극도로 열악한 주거환경에서 고통에 신음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지에는 쓰나미 발생 2주년을 앞둔 지금도 비좁은 욕실, 환기창이 없어 요리조차 할 수 없는 부엌에다 여성의 사생활이 보호되지 않는 임시가옥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이 수 만 명에 달한다.

예를 들어 칸야쿠마리 지구의 경우 임시가옥의 벽이 너무 낮아 여성들이 외부의 시선에 노출된 상태에서 샤워나 용변을 볼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또 인근 지역에서는 벽은 제대로 지어졌지만 도저히 샤워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욕실이 비좁다는 것.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정부나 비정부기구(NGO)가 공급한 영구주택의 주거환경 역시 임시가옥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인데 해안지대인 나가파타남 지구에서는 어민들에게 영구주택이 공급됐는데 잡은 고기를 보관할 창고가 없어 야외에 방치하는 실정이다.

타밀나두주에서 약 1천200㎞ 떨어진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의 상황도 마찬가지여서 여기서도 수 천명이 임시가옥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지난 달 NGO가 자신들의 의견을 물어보지도 않고 마음대로 집을 짓는다며 항의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해비타트국제연맹(HIC)의 지부 격인 HLRN의 밀룬 코타리 대표는 "최소한의 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생존자들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NGO들은 현지인의 전통적인 생활습관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마구잡이로 집을 짓고 정부는 그런 NGO들을 전혀 감독하지 않는다고 꼬집고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일을 주도해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HLRN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타밀나두주의 C.V.샨카르 구호ㆍ재활 담당 차관은 "대부분의 경우 NGO들은 주민과 협의를 거친 뒤 집을 짓고 있다"고 강조하고 "사람들은 잘 된 것 보다는 그렇지 않은 부분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고 항변했다.

지난 2004년 12월26일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인도에서는 1만749명이 사망했고 5천640명은 여전히 실종자 명단에 올라있다.

실종자 대부분은 안다만 니코바르 제도의 주민으로 아직 시신을 수습하지 못했을 뿐이지 사실상 사망자로 봐야 한다.

정규득 특파원 starget@yna.co.kr (뉴델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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