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호주 언론들에 따르면 시드니 테크놀로지 대학 감염증 연구팀은 '톡소플라스마 곤디'라는 기생충은 호주인 800만 명을 비롯해 전 세계 인구의 40% 정도가 감염돼 있는 아주 흔한 기생충 가운데 하나라며 그 같이 밝혔다.
이 기생충은 대개 날고기나 덜 익힌 고기를 먹었을 때 고기의 낭포 속에 들어 있다 사람에게 감염되거나 고양이의 배설물에 섞여 나온 기생충 알을 사람들이 모르고 흡수했을 때 감염된다.
이 기생충은 태아에게 장애나 낙태를 유발할 수 있고 면역체계가 약한 사람은 생명을 앗아갈 수도 있어 임산부나 노약자 등에게는 위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그 다지 심각한 질병을 야기하지 않는 것으로 믿어져 왔다.
연구팀의 니키 보울터 박사는 '호주 과학'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자신들이 연구한 결과 이 기생충이 남자와 여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각기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보울터 박사는 "남자가 이 기생충에 감염되면 지능지수(IQ)가 낮아지고 학교 성적이 떨어지며, 집중력도 저하되고 법을 어기거나 위험한 행동을 할 가능성과 남에게 의존하는 경향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밖에도 기생충에 감염된 남자들은 반사회적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의심과 질투심이 많아지며 성격이 뚱해지고 여성들에게 매력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여자들이 이 기생충에 감염되면 성격이 보다 외향적이 되고, 사근사근해지며, 성관계가 문란해지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고 말했다.
보울터 박사는 "간단히 말하면 이 기생충이 남자는 머리가 나쁜 도둑고양이처럼 만들고, 여자는 성적 매력이 넘치는 여자로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연구 결과를 예로 들며 기생충에 감염됐으나 뚜렷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사람들도 운전을 하거나 길을 걷다 교통사고를 일으키거나 당할 가능성이 기생충이 없는 사람들보다 2.7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기생충이 정신분열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다른 연구에서 밝혀진 바 있다고 말했다.
보울터 박사는 또 최근 체코에서 실시된 연구에서는 이 기생충에 감염된 생쥐들의 행동이 크게 변화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면서 기생충에 감염된 생쥐들은 위험한 짓을 아무렇지도 않게 해 결국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울터 박사는 약으로 기생충을 없애주자 생쥐들의 행동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고한성 통신원 koh@yna.co.kr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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