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기자.외무부 직원 탑승, 한국인 없어
인도네시아 국적기 가루다 항공 소속 GA-200기가 7일 오전 7시께(현지시간) 자바섬의 족자카르타주(州) 아디 수시프토 공항에 착륙하던 중 화재가 발생해 49명이 숨졌다. 사고 여객기는 보잉 737-400 기종으로 승객 133명과 승무원 7명 등 모두 140명이 탑승했으며 49명이 숨진 것으로 지방정부 관리는 말했으나 정확한 인명피해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수도 자카르타에서 족자카르타로 향하던 이 여객기에는 호주 기자와 외무부 직원도 탑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디 실라라히 정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 여객기에서 96명이 탈출했으나 이중 1명이 병원에서 숨졌다"고 말했으며 족자카르타 주정부 대변인인 밤방 수산토는 "현장에서 48명의 사체를 확인했으며 1명은 병원에서 숨졌다"고 말했다. 공항당국은 불에 탄 22구의 사체를 회수해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아직 20구의 사체가 사고기 잔해에 남아있다고 밝혔다. 반면 가루다 항공사 측은 확인된 사망자는 승무원 1명을 포함, 22명이라고 발표했다. 공항 경비를 맡고 있는 요스 빈토로 대위는 인도네시아 엘-신타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여객기 출입구에 심하게 불에 탄 사체 수십구를 목격했다"며 "조종사인지 부종사인지 알 수 없었지만 조종석에도 사체가 있었다"고 말했다. 사고 여객기에 탑승했던 '인도네시아 무슬림 운동' 지도자인 딘 샴수딘 의장은 "착륙 직전 여객기가 흔들렸으며 갑자기 비행기 안에 연기가 가득했다. 여객기는 활주로에 충돌한 뒤 활주로를 벗어나 논바닥에 멈췄다"고 말했다. "나는 비상구 근처에 있었기 때문에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빠져나올 수 있었으나 많은 사람들이 비행기 안에 갇혔다"고 그는 덧붙였다.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사고원인에 대해서 알 수는 없지만 이번 사고는 단순 화재사건이지, 테러범의 공격이나 (항공사의) 태업과는 무관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사고 여객기에는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을 수행하던 기자와 외무부 직원 등 호주인 10명이 탑승했으며 이중 일부는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우너 장관은 이번 주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대(對) 테러 회의에 참석하던 중이었으며 사고여객기에는 탑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워드 총리는 희생자 중에 자국 시민이 끼어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나쁜 소식이 들려올 것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객기 화재와 관련 현지 언론은 공군기지 사령관의 발언을 인용해 사고 여객기가 과속으로 인한 경착륙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족자카르타 공군기지의 벤야민 단델 사령관은 "항공기가 착륙도중 과속으로 인해 활주로로부터 300m나 벗어났다"며 "(경착륙으로 인해) 활주로에는 바퀴와 날개 등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목격자인 가디만은 "사고 여객기가 착륙하는 순간 앞바퀴가 터지면서 비행기 앞쪽에서 폭발이 일어나고 뒤이어 뒷바퀴에도 불이 붙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하리만도 "여객기 앞바퀴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더니 동체 전체로 번졌다"고 말했다. 여객기 화재와 관련,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대통령은 항공사 태업 등 비(非) 기술적인 부문까지 포함해 사고원인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을 위도도 아디 수시프토 안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관 윤문한 홍보관은 "교민이나 관광객 등 한국인의 탑승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족자카르타 한인회장이 현장에 나갔다"면서 "탑승객 명단을 확인 중이나 아직까지 한국인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전성옥 특파원 sungok@yna.co.kr (방콕=연합뉴스)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