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3.26 14:24
수정 : 2007.03.26 14:24
관광객 늘었으나 마구잡이 개발로 와해위기
한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유적지가 개발이냐 보존이냐를 놓고 큰 고민에 빠졌다.
앙코르와트 유적지를 총괄 관리하는 압사라위원회는 최근 관광객의 수가 급증하면서 사원의 훼손이 심해져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지난해 200만명에 육박하는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그들이 눌러대는 카메라 플래시와 오르내리는 발자취는 건물의 균열을 가져오고 돌로 만들어진 구조물까지 와해직전으로 몰고가고있다.
관리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광객들은 정교한 조각들을 만져 더러는 자취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가 되기도 했다.
소에웅콩 압사라위원회 부위원장은 "지금처럼 200만명에 육박하는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 오면 유적지의 훼손은 불가피하다. 우리는 유적지의 유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일부 사원의 경우 와해를 막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고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훼손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진나이 테루오 유네스코 캄보디아 담당관도 "유네스코가 1993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앙코르와트를 지명했을때는 불과 관광객의 수가 7천600명 선이었다"고 밝히고 "2010년 관광객의 수가 300만명에 이른다면 앙코르와트는 유지하기가 힘들 것이며 벌써부터 바욘사원을 비롯한 많은 사원들이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고 주장했다.
압사라위원회는 일부 사원의 경우 관광객 입장을 금지하고있다.
앙코르와트 유적지에 관광객보다 보다 더 큰 위협을 주는 것은 시엠립시의 개발이다.
수년전만해도 몇개의 작은 호텔과 여관 등이 전부였던 시엠립에는 최근 특급호텔과 대형 음식점 등이 마구 몰려들어 이들이 소비하는 물이 앙코르와트의 와해를 촉진하고있다.
수백개의 호텔과 음식점 위락 시설 등은 정부의 규정을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수원을 개발해 물을 뽑아 올림으로써 앙코르지역의 수원을 고갈시켜 사원들을 주저앉게 만들고있다.
시엠립 시는 일본의 도움을 받아 수도를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있으나 대형업체들은 많게는 10여개의 자체 수원을 개발해 사용하고있는 것으로 집계되고있다.
소에웅콩 부위원장은 "앙코르 유적을 유지하기위해서는 시엠립의 대형건물 설립을 중단하고 관광객의 수도 연간 수십만명으로 줄여야 하지만 연간 15억달러에 이르는 외화를 거부할 수가 없는 것이 캄보디아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앙코르와트를 중심으로 한 관광 수입은 섬유수출 다음으로 많은 외화를 캄보디아에 가져다주고있다.
시엠립 관광공사의 한 관계자는 "외화획득이 최선인 현재로서는 돈 가진 사람들이 외화 획득을 위해 대형 호텔과 식당, 골프장 등 유흥시설을 짓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명분이 약하다. 캄보디아가 좀 더 잘 살아야 앙코르와트의 보존이 가능할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권쾌현 특파원
khkwon@yna.co.kr (하노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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