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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03 18:20 수정 : 2007.05.04 09:20

미국의 F-22 랩터 전투기

정보·외교쪽 ‘중국 자극 우려’ 난색…미 공군은 반색
일본서도 ‘값 너무 비싸고 비현실적 선택’ 논란 일어

F-22 랩터 전투기의 일본 판매를 둘러싸고 미국 의회와 행정부 안에선 찬반 양론이 엇갈린다.

미 공군과 제작사 록히드 마틴 등은 일본에 팔자는 쪽이다. 일본의 ‘100대 구매’가 실현되면, 대량생산에 따른 원가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F-22는 1990년 최초 개발 단계에선 1500대 가량 생산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2005년엔 10분의 1인 150대로 양산 규모가 축소됐다. 필적할만한 경쟁 기종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 굳이 대량 생산에 나설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교·정보 부서에선 부정적 시각이 많다. 동아시아 군사력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이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담당 보좌관은 “중국을 자극할 수 있다”며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6일 일본의 F-22 구매 의사 보도와 관련해 “차세대 전투기 판매를 협의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말해, 미국이 판매 승인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은 장본인이다. 하지만 그때도 그는 “어떤 모델이 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으며, 미제 최신예 전투기들 가운데 어떤 기종이 일본에 가장 적합한지는 전문가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30일 미-일 외교·국방장관 회담(2+2)에서“F-22 판매는 미 행정부만 결정한다고 될 일이 아니라 의회의 협조도 필요한 사항”이라며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미 의회는 첨단기술 유출을 우려해 98년 F-22의 수출을 2015년까지 금지하는 조항을 국방세출법에 명시한 바 있다. 미 하원은 지난해 이 조항을 삭제한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상원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쳐 철회했다.

일본에서도 논란이다. 규마 후미오 일 방위상은 지난달 F-22 구매의사를 밝힘과 동시에 제5세대 전투기 전반에 대한 정보를 미국에 공식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고 일본의 차세대 전투기종이 F-22로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경쟁 기종인 F-15FX와 비교할 때 성능 대비 가격이 너무 비싸다. F-22의 대당 가격은 2천억원으로 F-15FX의 2배 정도다. 이시바 시게루 전 방위청 장관은 “일본에 어떤 위협이 있어, 어떤 전투기가 필요한가를 따져야 한다. 자칫하면 책임 소재가 분명치 않은 채 고가 물건을 사게 된다”고 말한 것으로 <요미우리 위클리> 최신호가 전했다. 한 군사 전문가는 “항공자위대 안에서 ‘F15면 별로 달라지는 게 없지 않은가’ 또는 ‘한국과 같은 전투기로선 자존심이 허락치 않는다’ 등의 얘기가 있다”면서도 “그래서 F-22를 택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못한 선택”이라고 말했다.손원제 박중언 기자 won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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