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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05.10 22:48 수정 : 2007.05.10 22:48

빈민층 ‘공제회’ 광산·농장 운영…여권 신장도

계급 사회와 남녀 차별의 전통이 뿌리깊은 인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여성단체가 출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자산이 5억원대에 이르는 인도 중부 차티스가르주 라지난드가온 지역의 여성공제회는 광산과 농장을 운영하고, 정부 물자를 판매한다. 가난한 학생의 교복을 사주고, 극빈층 여성의 지참금을 내주는 등 수익금은 철저하게 ‘어머니의 눈높이’에 맞춰 쓴다. 조혼 등 ‘가정 문제’ 개입에도 적극적이다.

이 공제회를 키워낸 회원들은 빈민층 여성들이다.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여성끼리 뭉쳐 가난과 인습을 정면 돌파한 이 여성공제회의 놀라운 이야기를 10일 소개했다.

공제회의 대표인 풀바신 야다브는 6년 전만 해도 가축을 키우며 생계를 연명하던 평범한 주부였다. 2001년 그는 진보적인 지역 관료의 격려를 받아 마을 여성 11명과 함께 공제회를 결성했다.

하지만 마을 남성들은 여자들끼리 일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겼다. 남편과 시아버지는 ‘여자들이 가정을 버리고 돌아다닌다’는 이유로 야다브와 시어머니를 집에서 쫓아냈다. 야다브 등은 며칠 동안 마을을 청소하며 원로들을 설득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야다브 등은 공제회 일에 매달렸고, 공제회는 농장과 시멘트 공장을 운영하며 커갔다. 이어 정부가 빈민층에게 값싸게 공급하는 생필품이 중간 업자 때문에 비싸게 팔린다는 것을 알아내고는 마을 가게를 인수하며 유통업에도 진출했다. ‘유통권을 장악한 여성들’에 대한 반발은 더욱 심했다. 공제회 여성들은 살해 협박에 시달렸고, 상인들은 이들과의 거래를 거부했다. 여성들은 돌멩이가 든 자루를 들고 다니며 외상값을 받아내기도 했다.

험난한 공제회의 성장 과정에서 여성의 인권도 자연스레 향상됐다. 야다브는 “우리 공제회가 막은 조혼만 570건”이라며 “한 때 나를 쫓아냈던 남편도 이제 밥을 하고 아이들을 돌본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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