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7.05.27 17:36
수정 : 2007.05.27 17:36
카자흐 대통령-사위 대선 갈등
우크라 친서방-치러파 무력충돌 할뻔
키르기스스탄도 총리 독살설 시끌시끌
에너지 자원과 지정학적 위치로 주목 받는 중앙아시아 나라들에서 권력투쟁이 격화하고 있다.
17년째 카자흐스탄을 통치하고 있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이 사위인 라크핫 알리예프 오스트리아 주재 대사를 26일 해임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은 지난 2월 외무차관이던 알리예프가 소유한 은행 간부들의 납치를 사주했다는 혐의로 수사하도록 지시하고, 그를 오스트리아 대사로 발령냈다. 알리예프는 지난주 초 기소됐다.
알리예프는 종신대통령을 노린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장인에 맞서 대선에 출마하겠다고 했다가 탄압을 받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언론사를 통해 “몇 달 전 대통령한테 2012년 대선에 나가겠다고 말했다”며 “나를 정치에서 몰아내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04년 ‘오렌지혁명’으로 집권한 우크라이나의 빅토르 유시첸코 대통령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총리와 다투다 일촉즉발의 위기까지 겪은 뒤 일단 타협했다. 유시첸코 대통령은 지난 25일 내무부 소속 병력 3500명에 수도 키예프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야누코비치 총리를 지지하는 내무장관 등이 이 명령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반발하는 바람에 병력이 키예프로 들어오지는 못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친서방 노선을 걷는 유시첸코 대통령과 친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 총리는 4월 대통령의 의회해산 조처 이후 더욱 반목해왔다. 양쪽은 27일 협상에서 9월30일에 총선을 치르기로 일단 합의했지만, 병력 출동을 둘러싼 소동은 양쪽의 갈등이 얼마나 첨예한지를 잘 보여준다.
2005년 ‘튤립혁명’으로 독재정부가 무너진 키르기스스탄에서도 정치적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쿠르만베크 바키예프 대통령 정부의 부패 문제 등을 둘러싸고 야당의 시위가 끊이지 않고, 총리가 자신에 대한 독살 기도가 있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알마즈베크 아탐바예프 총리는 지난 11일 집무실에서 물을 마시고 이틀 동안 의식을 잃었다고 지난 22일 밝혔다. 그는 자신이 반도체공장을 국유화하려는 데 반대하는 이들이 꾸민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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